너무 치밀해 재미가 반감되는 사기극....
각자 조용한 삶을 꾸리던 오션 일당이 다시 모였다. 최연장자인 루벤이 동업자인 뱅크(알 파치노)에게 당했기 때문이다. 루벤이 당한 걸 되갚아주고자 이들은 한 때 적이었던 세력과도 손을 잡는다. 이들의 목표는 뱅크가 지은 호텔 카지노 개장식날 엄청난 잿팟을 터뜨림과 동시에 고가의 다이아몬드 목걸이를 훔치는 것. 그러나 뱅크란 인물은 만만치 않은 인물이다. 오션 일당은 계획의 성공을 위해 주사위를 제조하는 멕시코 공장에까지 침투해 들어가고, 지진을 일으키기 위해 터널을 파는 등 대규모로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영화 <오션스 13>은 100% 단언할 수는 없지만, 시리즈의 마지막 영화다. 사실 이 영화는 <오션스 11>에서 멈췄어야 했다. 그러나 <오션스 11>의 성공과 호화 캐스팅으로 인한 볼거리 제공은 <오션스 12>로 이어졌고, 참담한 실패로 귀결되었다. 조지 클루니는 이 시리즈를 좋은 모양새로 결론 짓기 위해 <오션스 13>를 제작했고, 어느 정도는 그 목적에 부합했다고 할 수 있다. 어쨌거나 이 영화는 12보다는 낫지만 11보다는 떨어진다. 그럼에도 간신히 명예는 회복한 국면이랄까.
아무튼 이 영화를 통해 그려지는 오션스 일당의 사기극이 성공하리라는 건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따라서 관건은 어떤 과정을 거쳐 사기극을 성공시키느냐의 여부인데, 이 점에서 영화는 사기까지 가는 과정이 비현실적으로 느껴질 정도로 너무 치밀하다. 특별한 어려움도 없고, 어려움을 극복하는 과정도 매끄럽다. 내부로 침투해 가는 과정도 너무 수월하고, 필요할 때에는 필요한 사람이 그 즉시 어디선가 나타난다. 특히 이 과정이 불필요할 정도로 길게 묘사되면서 좀 지루해진 느낌도 있다. 거기에 악역으로 출연한 알 파치노는 존재만으로도 무게감이 느껴지긴 하지만, 독특한 그의 카리스마가 빛을 발하기엔 역할 자체가 수월치 않다. 그럼에도 삼성 휴대폰의 출연은 한국 사람으로서 자연스럽게 눈길을 끌게 하고, 특히 마지막에 후려치는 솜씨는 꽤 그럴싸 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