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영화는 정말이지 나날이 발전하고 있네요.
(좋은) 영화를 볼 때마다 "아 정말 잘 만든 영화였다." "최근 본 영화 중에 최고였어." 라고 생각할 수 있는 건 제가 나이가 들어 마음이 유해졌기때문만은 아닐겁니다.
"야, 거 참 진부한 얘기 하고있네." 라고 할지 모르겠지만,
영화를 "종합예술" 이라고 하지요.
말 그대로 문학, 미술, 음악, 연극 등등을 모두 한 자리에 모아 놓은 것이 영화입니다.
그러니 좋은 영화라 함은 문학적인 스토리도 탄탄해야 하고, 보여지는 아름다운 화면이 있어야하고, 어울리는 좋은 음악이 있어야하며, 이야기를 풀어가는 연기자들의 호연도 있어야합니다. 이것 참 전교 1등에 외모도 뛰어나고 성격까지 좋다는 엄마 친구 아들내미란 말입니까? 허허...
제가 본 "기담"은 엄마 친구 아들내미였습니다.
흔히 여름용 공포영화에서 부족하기 쉬운 탄탄한 줄거리 라인과 작위적이지 않은 아름다운 화면, 공포영화에 딱 어울리는 소름끼치는 음향효과에, 그 뒤에 감추어진 슬프고 아름다운 사연들에 어울리는 애잔한 음악, 자연스러운 배우들의 연기.
우리 공포영화를 그리 좋아하는 편이 아닌지라 ; 이유는 깜짝깜짝 놀래키기만하고 선혈만이 낭자한 외국 공포물에 비해, 정말 무서워서 머리감을 때, 세수할 때 곤란하기 때문입니다. ; 그리 많은 우리 공포영화를 봤다고 할 순 없지만, "여고괴담1편" 과 "장화,홍련"을 잇는 최고의 수작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 영화의 감독 정가형제감독이 아마 저와 비슷한 또래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나이 많다고 잘났다는 것도 아니고, 싸움을 거는 것도 아니니 일단 좀 마음을 편히 하시고,
제 생각이 그렇다는 겁니다.
이 네이버 영화평들을 보면, 제가 참 좋게 본 영화들을 "무슨 소린지 전혀 모르겠다." "진짜 졸작이다." 라며 혹평을 하시는 분들이 많으십니다. 가만히 나름대로 글들을 보면, 저와 의견이 다른 분들은 대부분 저보다 연배가 아래인 부러운 분들이 대부분인 것 같습니다.
저는 저를 포함 제 동기, 선배들인 현재 30대들이야말로 우리 대중 문화의 전성기를 누리고 자라지 않았는가 하고 생각합니다. 80년대 후반에서 90년대 초반까지가 우리 가요계의 전성기였으며, 90년대 초반 "pc통신"은 지금의 인터넷과는 많이 다른 것이었지요.
여기쯤에서 "노친네 즐" 을 외치실 분들이 많겠네요.
pc통신세대 중 영화를 좋아하는 분이시라면 저를 포함 "영퀴방"을 그리워하시는 분들이 많으리라봅니다.
그 전설의 영퀴방에서 한 자리를 틀고 낄 수 있으려면, 적어도 자신이 논하는 영화는 세 번 이상은 보았어야 했습니다.
지금의 청춘들에게는 있을 수 없는 일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니 웬 수능 과목도 아니고 내신에 반영되는 것도 아니고, 취업에 이득이 되는 것도 아닐지인 영화를 몇 번이나 반복해서 보고 있단 말입니까?
하지만 그렇습니다.
물론 그 만큼의 대가를 지불하고 보는 영화이니 평도 개개인의 자유입니다만.
그 영화 한 편을 만들기 위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고민하고 밤 새우고 고생하였을지 짐작이 가십니까? 이 리뷰 하나 쓰기도 이렇게 힘이 들고 머리가 아픈데 말입니다.
그러니, 여기서 잠시 또 하나 당부하고 싶은 건, 앤딩크레딧은 캐리비안의 해적처럼 그 뒤에 보너스 씬을 보기위해 억지로 봐야하는 것이 아니라, 어디까지나 영화의 일부분이라는 것입니다. 영화의 진정한 끝맺는 이야기가 고생하며 한 편의 영화를 만든 배우, 스탭들의 이름이라는 것입니다. 화장실이 매우 급하지 않은 다음에야 봅시다, 앤딩크레딧.
두서없는 이 리뷰의 맺음은 그렇습니다.
영화를 논하고 싶으시면, 그 영화가 충분히 이해가 되었다고 자부하실 수 있을 때 하는 게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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