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괴한 효과음이나 자극적인 기계음으로 불쾌한 공포심을 주는 여느 영화들과 달리 <기담>의 사운드와 음악은 웅장하고 처연하고 또한 아름답다. 공포 이상의 심리나 감정 묘사에 충실한 표현에 중점을 둔 <기담>은 전자 음향 악기를 최대한 배제하고 어쿠스틱 악기를 활용하여 서정적이고 애절한 선율을 만들어 낸다. 주인공별로 서로 다른 감성의 테마곡이 소개되지만 ‘동원, 인영’ 테마의 선율과 화성을 각 부분에 사용하여 처음부터 끝까지의 통일성을 놓치지 않았다. 효과음 또한 기존 효과음의 샘플링이 아닌 악기와 소품을 직접 활용한 생생하게 살아 있는 사운드 디자인으로 차원이 다른 공포 영화의 청각적 자극을 선사한다. 태평소 곡조로 풀룻을 불고, 비브라폰과 심벌즈 심지어 놋그릇까지 바이올린 활로 긁으며 만들어낸 효과음이나, 타악기를 변주한 앰비언스 사운드는 드라마 흡입력을 더욱 높여준다. 이렇게 탄생한 <기담>의 음악은 극한의 두려움 뒤 관객들의 눈물을 훔쳐갈 엔딩장면과 맞물려 공포 역사상 가장 특별한 정서적 파장을 극대화 시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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