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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lich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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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01-23 오후 4:52:5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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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상 수상자 존 내쉬는 여전히 프린스턴 대학에서 강의를 하고 있고, 여전히 매일같이 캠퍼스를 거닌다'라는 영화가 끝난 후의 마지막 자막이 나를 울렸다. 노벨상 수상 장면도, 또한 그의 수상 을 바라보며 눈물을 흘리던 부인의 모습도 감동적 이었지만 위의 저 평범한 한 마디가 가슴 깊이 다가왔다. <뷰티풀 마인드>는 어찌보면 그런 평범한 사람의 얘기다. 존 내쉬 박사의 학문적 업적이 뉴튼, 다윈 등에 비견될만큼 뛰어나다고도 하지만 일반 사람들에게까지 널리 알려진 인물은 아니다. 그저 이 제까지 노벨상을 받아온 수많은 학자중의 한 명일 뿐일수도 있다. 하지만 그의 삶이 그저 평범하지 않은 이유는 젊은 시절의 오랜동 안을 정신분열증에 시달렸었기 때문이다. 이 영화는 그가 프린스 턴 대학을 다니던 시절부터 시작해서 수십년이 흘러 노벨상을 받 기까지의 내용을 담고 있는데 그가 정신분열증으로 인한 환각때문 에 어떻게 자기 자신을 잃어가는지와 어떻게 점차 극복해나가는지 의 과정을 보여준다. 특히 그 '환각'에 대한 부분들이 흥미롭다. <식스센스>나 <디 아 더스>가 적절한 비교대상일라나? 물론 심령 혹은 초자연적인 내용 의 영화는 아니지만 관객이 미처 생각지도 못한 존 내쉬의 주변 인물들이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환각의 일부였음이 밝혀지는 순간, 상당히 놀라게 될 수 밖에 없다. 여기까지. 그 '환각'에 대한 더 이상의 언급은 예비 관객에 대한 예의가 아닐것 같다. 지나치게 극사실주의를 추구한 나머지 '재미'를 잃고, 더구나 평 단의 평가마저 비교적 좋지 않았던 실존인물에 관한 또다른 최근 작 <알리>와 달리 <뷰티풀 마인드>는 잘 짜여진 각본, 배우들의 훌륭한 연기에다 적당한 정도의 '픽션'이 첨가되고, 게다가 <패치 아담스>류의 영화처럼 감동을 강요하려 들지도 않으면서 서서히 빠져들게 하는 매력이 있다. 그렇다고 주인공의 고난한 인생역정 을 지지부진하게 보여주며 영화를 질질끄는 것도 물론 아니고 말 이다. 실존인물에 대한 다른 어떤 영화들보다 분명 독특한 느낌이 었다. 러셀 크로는 이 작품으로 스펜서 트레이시와 톰 행크스에 이어 사 상 3번째로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2연패를 거머쥘수 있는 기회에 근접하게 됐다. 아카데미가 <글래디에이터>의 막시무스 같은 영웅 을 좋아하는 것도 사실이지만 그에 못지 않게 <레인맨>의 더스틴 호프만, <나의 왼발>의 다니엘 데이 루이스, <포레스트 검프>의 톰 행크스 등의 수상으로 알수 있듯 신체 또는 정신적 장애가 있 는 인물에 대한 역할에 매우 후한 점수를 줘왔기 때문에 러셀 크 로의 이번 연기는 '아카데미용'연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부 인역의 제니퍼 코넬리 또한 전작 <레퀴엠>에서의 호연에도 제대로 인정을 못 받았던 것에 대한 설욕의 기회가 될 만큼의 좋은 연기 였다. 오랜만에 '좋은' 영화를 봤다. 최근에 본 영화중 <반지의 제왕>을 물론 최고로 꼽으면서도 취향의 차이를 감안, 남에게 무작장 추천 하기까지는 꺼려지는 반면 <뷰티풀 마인드>는 남녀노소, 영화를 1년에 한 번 볼까 말까한 사람이나 일주일에 여러 번 극장을 찾는 사람 등 누구라도 즐길만한, 즉 재미와 감동을 모두 얻은 채 뿌듯 하게 극장을 나설 수 있는 그런 영화다. 그래서 '추천'이라는 말 을 꼭 빼놓지 않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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