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휴가에 대한 사람들의 기대는 정당하다.
영화를 보는 내내 마음이 무겁고 찡하니 아파왔다.
광주에서 태어나지도 않았고, 그 일을 겪은 지인이 곁에 있는 것도 아닌 요즘 세대의 젊은이들에게는 참으로 놀라운 영화임에 틀림없다.
결코 과장되지 않고 시대고증도 왜곡하거나 부풀리는 것 없이 그리려고 노력한 흔적이 엿보였다.
문제는 너무 감상적으로 치우쳤다는 것이다.
그 시대를 산 이들에게는 충분히 가슴이 무너지는 현실이겠지만, 조금은 담담하게 그려 줬더라면 지난 역사로써 광주를 바라보는 요즘의 젊은이들에게 더 많은 감동을 줄 수 있지 않았을까 싶다.
좋은 영화를 부족하게 만드는 것은 배우들이 어색한 연기였다. 국민배우 안성기씨 조차 실미도의 군인모습에서 조금도 변화하지 못하고 있었고, 이요원씨의 눈물은 애인을 잃은 여인의 것 정도의 무게감 밖에 주질 못했다.
오히려 조연인 박철민씨 박원상씨의 연기야 말로 주인공 감이었다.(개인적으로는 그들 이름이 주인공 리스트에 올라야 한다고 생각한다)
부족한 극본도 훌륭한 배우들이 최고의 영화로 만들 수 있는 것이 배우의 힘이다. 또, 아무리 훌륭한 원작, 각색도 배우들의 호연이 없다면 빛 좋은 게살구일 뿐이다. 김상경씨를 제외한 주연급 배우들의 가벼운 연기가 참 실망스러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난 주변 사람들에게 이 영화를 보라고 권하고 싶다. 두 시만이라도 광주의 불행을, 비극을 함께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나문희씨의 고통을 담은 얼굴은 광주의 비극에 아들을 묻은 어머니를 대표하고도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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