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휴가'
개봉 1주일 전 부터 친구들끼리 이야기 하고 개봉하면 보러가기로 했던 영화.
영화를 보기 전 기대를 참 많이 함과 동시에 그 반대로 영화를 본 후 약간의 실망감이라도 들까봐
그 기대감을 애써 억눌르고 극장으로 향했다.
'어디 한번 잘 만들었나 보자!' 이런 마음을 경계하고 편하게 보자. 울어도 좋다.
이런 마음으로 본 영화..
영화를 보는 내내 여기저기서 관객들의 눈물 콧물 효과음이 들려오는데..
영화가 끝난 후 내가 친구에게 던진 첫마디는..
'난 왜 눈물이 안 흐르지? 내가 이상한건가?'
당시의 일이 충격적이지 않았던 것도 아니며 그 참상을 모르고 있었던 것도 아니다.
딴짓을 하며 영화를 본 것도 아니고 전씨아자씨을 지지하는 사람도 아니다.
영화를 보는 내내 어디서 울어야 할 지 알 수 없었다..
분명 슬픈 이야기인데..시나리오의 문제인지, 몇몇 배우들의 문제인지..
나의 얕은 영화 지식으로는 정확히 알 수 없는 뭔가가 부족한 듯 자꾸만 내 감정을 가로막았다.
참 많은 악평을 받은 영화인 실미도를 보면서도 눈물 찔끔 했던 나인데..
이 영화는 러닝타임 내내 '너 울어! 안 울어? 빨리 울란 말이야!' 라고 나에게 말을 하는 것만 같았다.
그 탓에 우는 애기 울음 그치듯 내 감정도 영화를 보는 내내 여러번의 미동만 있었을 뿐이었다.
분명 재미 '있는' 영화였다.
5.18을 아는 사람들에게는 영화적 완성도와 흥행 여부를 떠나서 영화로 만들어지고,
이렇게 많은 곳에서 상영을 한다는 사실만으로도 크게 다가갈 영화임에 분명하다.
하지만 잘 모르는 사람의 입장에서 영화 그 자체로 놓고 따져본다면 너무 많은 아쉬움이 남는것이 아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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