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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meg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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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02-02 오전 10:03:3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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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0년 새해 벽두부터 <박하사탕>이라는 걸작으로 시작하여 <오! 수정> <공동경비구역 JSA>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 등의 유난히 많은 한국 영화들이 한국 영화의 절라 장미빛스러운 미래를 예상케 한 반면, 수많은 쉣덩어리 한국 영화들이 한국 영화의 앞날이 그처럼 뽀사시해지는 것에 사정없이 고춧가루를 뿌렸더랬다.
그 수많은 쉣덩어리들 중에서 그 쉣스러움의 내공이 가히 입신의 경지에 이른 무비가 있었으니, 그 이름도 무시무시한 <찍히면 죽는다>였도다. 항간에 떠도는 바로는 이 영화을 만든 스탭들이 이 영화을 본 몇 되지 않는 관객들(그나마 대부분이 공짜 시사회를 통해서 보았다고 하는데)의 처절한 저주에 시달렸다고 하는데, 그 저주의 핵심은 '이런 영화 다시 찍으면 죽는다'였다고 한다.
나 역시 이 영화의 가공할 쉣스러움에 오랜동안 정신이 혼미해지고 실어의 증세에 시달렸는가 하면, 공짜 시사회니깐 재밌게 보자고 꼬셔간 여자친구에게 비오는 날 먼지 나도록 맞고 한 대 더 맞은 다음 길거리에 혼자 내팽겨쳐져 버리는 참혹한 내상을 입고야 말았다. (하늘도 무심하신지 그날은 정말 비까지 내렸다.)
그런데... 그런데 이럴수가!! <찍히면 죽는다>의 쉣스러움과는 비교도 되지 않는 막강한 내공으로 무장하고 <찍히면 죽는다>의 펜티엄급 황계무계와는 비교할 수도 없는 황당무계로 업그레이드된 무비가 <찍히면 죽는다> 이후 6개월만에 등장하였으니....
두둥!! 그 이름하여 <7인의 새벽>이라는 초절정 하이 넌센스 울트라 쉣파워 지랄 옆차기 무비가 바로 그 주인공 되겠다.
돈 내고 보는 것도 아니고 공짜로 보는 시사회에서 그러면 정말로 예의가 아닌 줄은 알지만, 영화 시작하고 딱 5분이 지나면서 궁둥짝이 들썩거리기 시작하더니 자꾸만 좌우를 두리번거리는 산만함이 점층되면서 금연한답시고 흡입하지 않고 있는 니코틴을 간절하게 갈망하는 타는 목마름이 내 폐를 쿡.쿡.쿡. 찔러대는 고통을 견뎌내지 못하고 영화가 시작한지 한시간이 채 되기 전에 극장문을 나서고 말았다.
시사회 시간에 맞춰 가느라고 저녁도 제대로 못 먹고 파파이스에서 햄벅과 콜라로 대충 때우면서도 솔직히 이 영화가 훌륭한 건 그만두고라도 킬링타임용 재미라도 있으리라고는 기대하지 않았다.
<노랑머리>와 <삼양동 정육점>을 제작한 애덜이 제작한 거니 어설픈 컬트 흉내 쫌 내다가 죽도 밥도 아닌 이야기 질질질 끌고 가서는 이런 영화 전에 함 본 적 있냐 메롱~ 하는 식일 거라고 미리부터 단단히 마음을 다 잡아 먹고, 그저 공짜니깐 이런 영화도 있구나 하는 심정으로 보겠다고 굳게 굳게 다짐을 했더랬다.
그러나 아~ 허무할손 그러한 굳은 다짐도 아무런 소용이 없었던 것이다. 이 영화의 강력한 쉣스러움의 공력은 너무나도 막강하여 나같은 쪼무래기는 단 일 초식의 장풍으로 죽음과도 같은 고통을 맛보게 하였던 것이었다. 어찌나 고통스러웠던지 이후 이 무비로부터 뿜어져 나오는 날카로운 쉣스러움에 끝까지 대적해 보지도 못하고 두 손 두 발 다 들고 항복해 버린 것이었다.
이렇게 말했음에도 불구하고, 도대체 이 영화가 어떻길래 내가 이렇게 전율을 금치 못하느냐는 쓸따리없는 호기심이 주체할 수 없이 방방방 떠 올라 이 영화를 보려는 자가 있다면 제발 다음의 경구를 새겨 듣길 바란다.
그런 식으로 돈을 낭비하는 건 '백만원짜리 수표로 코딱지 후비고, 그걸 리무진에 실어서, 747 전용기로 공수하여, 남극점 지하 10km 지점에 매설, 폐기처분 하는거 보다 약 248.75배 더 사치스러운 일이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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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인의 새벽(2000, Running Seven Dog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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