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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게를 버리니 즐겁지 아니한가 뜨거운 녀석들
jimmani 2007-06-20 오전 2:15:41 3030   [10]

영국이라는 나라를 언뜻 떠올리면 주로 고급스럽고 깔끔하고 무게 있는 이미지가 생각난다. 특유의 혀를 굴리지 않는 억센 말투나 다른 나라들에 비해서 다소 고전적인 분위기가 풍기는 도시의 모습, 우리는 가상현실에서나 접할 만한 입헌 군주제와 왕족이라는 것이 여전히 존재하는 부분 등에서 이런 이미지가 곧잘 느껴진다. 그러나 한꺼풀만 벗겨보면 영국도 그렇게 썩 무게만 잡는 나라는 아니라는 걸 알게 된다. 축구경기 때 유독 시끄러워지는 훌리건이라는 존재들도 영국에서 처음 생겨났고, 가끔 가다 국제 뉴스에서 들리는 영국 관련 소식들을 접할 때면 영국도 속은 시끄럽고 요란하기 마찬가지다. 어느 나라나 일정 정도의 양면성이 있듯이, 영국도 똑같이 어느 정도의 두 얼굴은 갖고 있는 것이다.

영국 영화도 마찬가지였다. 우리가 영국 영화 하면 흔히 떠올리는 건 섬세하고 솔직한 묘사와 깔끔한 라이프스타일이 돋보이는 사극 내지는 로맨틱 코미디물이다. 영국의 대표적 영화 제작사인 워킹 타이틀의 이미지만 해도 이를 잘 대변하는데, 이 워킹 타이틀은 최근 몇년 간 이렇게 쌓아 온 외적 이미지를 아낌없이 깨부수기 위한 시도를 해 왔다. 2004년에 좀비영화와 로맨틱 코미디를 절묘하게 결합시키며 돌풍을 일으킨 <새벽의 황당한 저주>가 그랬고, 이 영화 <뜨거운 녀석들>이 그렇다. 이 영화는 워킹 타이틀이 쌓은 영국 영화의 이미지에 도전하고, 나아가 영국이라는 나라가 쌓은 이미지에 정면으로 도전한다.

탁월한 졸업 성적을 바탕으로 동료들의 무려 4배 검거율을 자랑하며 그야말로 "슈퍼캅"의 면모를 여지없이 과시하던 런던의 경찰, 아니 경관 니콜라스 엔젤(사이먼 페그). 그러나 이렇게 지나치게 능력이 좋은 니콜라스를 향한 동료들과 상관들의 시선은 날카롭기만 하고, 결국 이들의 견제로 니콜라스는 런던에서 쫓겨나 시골 마을로 좌천되고 만다. 그가 발령받은 곳은 20년 간 단 한 건의 범죄도 발생한 적이 없는 "올해의 마을" 샌포드. 이런 마을에서도 니콜라스 눈에는 온갖 사소한 범법행위들이 보이지만, 마을 사람들은 좋게 좋게 넘어가려 애쓰는 모습에 골치깨나 썩는다. 이런 와중에 니콜라스는 대니 버터맨(닉 프로스트)이라는 새 파트너를 만나게 된다. 경감인 아버지를 두고 있는 대니는 어렸을 때부터 헐리웃 액션 영화를 너무 많이 봐서 도시 경찰에 대해 무한한 상상을 품고 있는 사나이. 이 둘의 어설픈 콤비 플레이가 진행되는 중에 마을에선 마을 사람들이 연이어 끔찍하게 죽어 나가는 의문의 사고가 발생한다. 니콜라스는 이것이 단순한 사고가 아닐 거라고 직감하지만 마을 사람들 및 경찰들은 20년동안 유지된 마을의 평화 때문인지 니콜라스를 쉽게 믿으려 하지 않는다. 과연, 이 사건의 뒤에는 어떤 충격적인 진실이 숨겨져 있는 것일까.

영화의 많은 홍보 문구들 중에서도 "<새벽의 황당한 저주> 제작진"이라는 문구가 가장 영화의 특징을 잘 드러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새벽의 황당한 저주>의 출연진 및 제작진들이 고스란히 뭉쳐 그 특징을 계승하고 나아가 확장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는 극장 개봉도 못하고 DVD로 직행한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영화 홍보 문구에 이렇게 떡하니 나온 걸 보면, 그만큼 <새벽의 황당한 저주>가 보여준 개성은 가히 독보적인 것이었다. 장르의 예측불허 결합과 더불어 풍자와 패러디를 하되, 패러디를 위한 패러디 영화가 아니라 그 자체로 완전한 짜임새를 지닌 또 다른 장르영화로 거듭난 그 모습은 영국은 물론 전세계 관객들의 열광을 얻기에 충분했다. 무차별한 살상이 이뤄지는 좀비영화에 싸늘해진 연인에게 마음을 얻기 위한 소심남의 노력이 담긴 로맨틱 코미디 장르를 완벽하게 결합시킨 <새벽의 황당한 저주>의 이런 메리트는 <뜨거운 녀석들>에서도 계속된다. 겉모습은 흔히 헐리웃 영화에서 보아 온 경찰 버디 액션 무비를 연상케 하지만 그 안에는 허허실실 코미디, 잔혹 호러, 미스터리 추리극 등 다양한 장르가 잡탕처럼 뒤섞여 있다. 더 많은 장르가 혼합되어 더욱 예측불가능한 전개를 보여준다는 점에서는 <새벽의 황당한 저주>의 매력을 더욱 업그레이드했다고 봐도 될 것이다.

이런 영화의 골때리는 분위기의 한 가운데에 그 재미를 더하는 배우들의 연기가 있다. <새벽의 황당한 저주>에서도 호흡을 맞췄던 두 주인공 사이먼 페그와 닉 프로스트는 관객들은 보는 내내 웃음을 멈출 수 없음에도 본인들은 내내 진지한 모습을 보이며 오히려 그런 진지한 연기로 큰웃음을 준다. <새벽의 황당한 저주>에서와는 정반대로 매사에 철두철미한 완벽경찰로 등장해 혼자 무게는 다 잡는 연기를 보여주는 사이먼 페그와 <새벽의 황당한 저주>에 이어 또 다시 파트너로 등장하며 헐리웃 액션 영화의 로망을 향해 나름 진지한 고민을 하는 닉 프로스트의 연기 호흡은 극의 분위기와는 맞지 않게 나름대로 진지한 모습을 보여 더욱 코믹스럽게 느껴진다. 이와 함께 대니의 아버지로 제대로 수사 좀 해보려는 니콜라스를 적잖이 당황스럽게 하는 프랭크 경감 역의 짐 브로드벤트, 어디서 불쑥 나타나서는 니콜라스 몰아내기에 적극 동참하는 런던청 경감 역의 빌 나이(<새벽의 황당한 저주>에서 주인공의 새아버지 역으로 등장했었다), 동물성 콜레스테롤 가득한 외모에서 수시로 살벌한 멘트 날려주시는 마트 사장님 스키너 역의 티모시 달튼 등 굵직굵직한 중견 배우들이 주저없이 망가지는 모습도 영화의 또 다른 재미다. 아, 특급 카메오인 피터 잭슨 감독과 케이트 블란쳇도 등장하는데 잘 찾아보시라. 힌트를 드린다면, 두 사람 모두 쉽게 얼굴을 드러내진 않는데 한 사람은 아주 잠시 등장하지만 한 사람은 꽤 오랜 시간동안 긴 대사를 소화한다.

앞서 얘기했듯, 이 영화가 갖고 있는 중요한 강점은 곳곳에서 펄떡펄떡 살아숨쉬는 패러디 정신이다. <나쁜 녀석들>의 뉘앙스를 고스란히 옮겨 온 <뜨거운 녀석들>이라는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 헐리웃 액션 영화의 여러 인상적인 장면들을 시치미 뚝 떼고 우스꽝스럽게 바꿔 놓는다. 영화 속에서 직접적으로 언급되는 <폭풍 속으로>나 <나쁜 녀석들 2>에서부터 <레옹>, <황야의 무법자>, 오우삼식 액션 느와르에 이르기까지 시대와 국경을 넘나들며 다양한 액션 영화들의 패러디를 무차별적으로 쏟아낸다. 심지어는 본인들이 만든 <새벽의 황당한 저주>의 특정 장면이나 편집기법까지도 천연덕스럽게 패러디한다. 그렇다고 이 영화들을 본 사람들만이 배꼽 잡으며 웃을 수 있느냐 하면 그렇지도 않다. 영화는 몇몇 장면에서 곧 패러디될 장면들에 대한 설명을 살포시 집어넣어 관객들이 나중에 제대로 폭소할 수 있게끔 발판을 마련해주는 친절한 면모를 보여주기도 한다.

그러나 이 영화는 이렇게 타 영화를 패러디하는 부분을 굳이 언급하지 않더라도 영화 자체가 갖는 오락영화로서의 매력 또한 탁월하다. 그것은 장르의 전형성을 따라가지 않는 여러 장르의 결합에서 온다. 액션 영화인가보다 하고 봤다가 어느 순간 쫄깃한 코미디로 관객의 웃음보를 자극하고, 그래서 또 코미디인가보다 하고 실컷 웃다가 갑작스럽게 등장하는 호러스런 비주얼들과 꽤 그럴 듯한 미스터리 추리극의 구조는 관객들의 심리를 쥐락펴락하며 시작부터 끝까지 일관된 긴장감을 유지해나간다. 평화로워 보이기만 하던 마을에 숨겨진 비밀들이 하나둘씩 밝혀지는 클라이맥스 부분, 헐리웃 영화를 풍자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그에 못지 않게 표현하는 대규모 액션신들은 이 영화가 단순한 패러디 영화가 아니라 그 자체만으로도 탁월한 장르영화라는 사실을 일깨워준다.

그래도 기왕에 이 영화의 풍자와 패러디가 품고 있는 뼈 있는 발언을 그냥 넘어갈 수는 없는 법. 이 영화가 헐리웃 액션 영화의 끊임없는 비틀기를 통해 얘기하고 있는 것은 "진정 즐거우려면 무게 따위는 버려라"는 것이다. 헐리웃 영화를 너무 많이 봐서 그에 대한 막연한 상상을 품고 있는 대니의 모습과 그와는 정반대로 평화롭기만 한 시골 마을의 모습에서부터 영화는 헐리웃 액션 영화들이 다소 지나칠 정도로 갖고 있는 무게감을 정면으로 찌른다. 굵직한 사건들이 없는 이 마을에서 니콜라스와 대니는 술마시는 청소년들이나 노상방뇨자들을 단속하는 일, 사라진 백조를 찾는 일, 아니면 편의점 좀도둑을 잡는 일 정도의 시시콜콜한 일들 밖에 할 것이 없다. 그럼에도 영화는 이렇게 시시콜콜한 일들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여느 헐리웃 영화에서 볼 법한 화려한 편집 기술과 카메라워크를 구사함으로서 관객들에게 피식피식 웃음을 안긴다. 기껏해야 편의점 좀도둑 쫓는 일인데 무슨 연쇄살인범이라도 잡는 양 진지하게 임하는 이들과 그들을 쫓는 카메라워크를 통해, 전혀 현실적이지 못한 헐리웃 액션 영화의 "무게"를 풍자하는 듯 하다. 알고보면 별것 아닌 사건인데 혼자서 별 복잡한 상상을 다 하는 니콜라스의 모습에서도 헐리웃 액션 영화의 불필요한 기름기와 무게를 한번 더 꼬집는다. 이처럼 영화는 곳곳에서 헐리웃 영화가 종종 보기에 부담스러울 정도로 강조하는 무게와 "갑빠"에 대한 일침을 날린다.

이러한 헐리웃 액션 영화의 패러디는 영국이라는 공간에서 이루어지면서 영국의 일반적 이미지에 대한 통쾌한 전복으로 이어진다. 여전히 대부분의 사람들 속에 영국이라는 나라는 고전적이고 다소 보수적인 사고방식이 다수일 것 같은 국가로 남아 있는 게 사실이다. 영화 속 시골 마을 샌포드의 마을 사람들 역시 마찬가지다. 대부분이 나이 지긋한 중년 이상의 주민들인 상황에서 마을의 질서에 대해 극도로 걱정하고 심지어는 거리에서 주민들을 즐겁게 하는 "살아있는 동상"까지도 꽤나 심각한 사안인 것처럼 얘기한다. 이렇게 마을의 평화를 추구하며 은근히 옛스러운 권위를 지키려 하는 마을 사람들에게 영화는 총을 안기고, 쌍코피를 날리며 그들의 헛된 권위 추구에 대해 또 한번 비수를 꽂는다. 지루할 정도의 평화로 둘러싸여 있던 이 마을 속에서 펼쳐지는 헐리웃 액션 영화스러운 액션 장면들은 현실과 괴리감이 느껴지는 헐리웃 액션 영화의 무게잡음에 대한 풍자이면서도, 시대를 따라가지 못하는 영국 사회의 권위에 대한 일침이기도 한 것이다.

이렇게 진정 즐겁고 싶다면 권위나 무게 따위는 아낌없이 버리라는 이 영화 <뜨거운 녀석들>을 두고, 이렇게 이 영화가 뭘 이야기하고 있는지 구구절절 따지고 있는 나의 모습도 어떻게 보면 참 아이러니라고 해도 될 것이다. 이렇게 이 영화가 속에 담고 있는 여러 의미들을 굳이 다 이해하지 않아도 좋다. 어차피 출연진과 제작진은 관객이 망설임없이 마음껏 즐길 수 있도록 이 영화를 만들었을테고, 영화는 그에 부응하고도 남는 완성도로 관객에게 압도적인 즐거움을 준다. 관객의 예상을 마음껏 비웃는 전개와 눈을 만족시키는 볼거리, 그리고 시종일관 실실거리게 만드는 유머감각에 이르기까지. 영화는 앞서 얘기한 뼈 있는 이야기들을 풀어놓으면서도 절대 무게를 잡지 않고 이렇게 오락영화로서의 기능을 최대치로 실현했다. 역시, 무게를 버리니 이렇게도 즐겁다.


(총 0명 참여)
seyeju
기대 안하고 본 영화지만 정말 실컷 웃고 즐기면서 기분좋게 돌아왔던 영화였습니다..^^*   
2007-06-25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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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녀석들(2007, Hot Fuzz)
제작사 : Studio Canal, Working Title Films / 배급사 : UPI 코리아
수입사 : UPI 코리아 / 공식홈페이지 : http://hotfuz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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