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화는 작품성이 높다.
배우들의 연기도 너무 좋았고,
브래드 피트의 평범한 미국인으로서의 연기도 좋았다.
하지만 사전지식을 갖지 않고 영화를 보고 많이 당황했다.
내가 별점을 2개 반만 주는 것은 이 영화의 완성도를 말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사전지식 없이 영화를 봐서 메시지를 제대로 캐치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재미위주로만 영화를 선택하려는 사람들에게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하기 위해서 어쩔 수 없이 선택한 것이다.
그럼 이제 이 영화를 보고 그나마 느낄 수 있었던 것을 말해보겠다.
성경에 기록된 바벨탑 사건을 모티브로 해서 제작된 영화인 것 같다...
성경에서는, 사람들이 바벨탑을 쌓다가 하나님의 노여움으로 흩어져 다른 언어를 사용하게 되었다.
그러나 영화를 통해서 알 수 있었던 것은 여전히 우리는 하나라는 것이다.
인종과 국가를 넘어 우리는 하나의 거대한 톱니바퀴에 연결되어 있는 것처럼 서로 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이다.
이것을 보여주기 위해서 감독은 4개국을 돌면서 전혀 연관성이 없어 보이는 사람들의 삶을 그려내고,
치밀한 구성으로 서로의 연결고리를 자연스럽게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지금 우리가 사용하는 모든 것(특히 무기류)이 언제든 우리를 위협하고,
위험에 빠뜨릴 수 있음을 보여 주면서 여전히 우리는 바벨탑을 쌓으며 살고 있음을 말해주는 것 같다.
약 2시간 동안 영화를 보면서 처음 얼마동안은 많이 헤맸다.
하지만 이렇게 리뷰를 하면서 다시 한 번 생각을 다듬어 보니 점점 감독의 의도를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을 것도 같다.
영화는 재미있어야 하지만 바벨은 다른 재미를 선사해 주는 것 같다.
가령 브래드 피트의 연기가 돋보였다든가,
모로코의 한 마을 전체가 영화에 참여하면서 카메라를 의식하지 않는 듯 자연스러운 연기를 보여 주는 것도 그렇다.
그리고 나중에 영화 상세정보를 찾아 보고 안 것이지만,
감독의 피나는 노력(비전문배우 캐스팅, 훈련, 촬영, 그 외 등등)을 알고 더 값어치가 있는 영화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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