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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코의 영화감상평 ## 칠검
excoco 2007-04-23 오전 9:36:04 2454   [1]


오랜만에 서극감독이 작품을 찍었다는데..
기대만발인 이 영화.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실망이다.
이 영화는 대표적인 킬링타임영화인 '활극','무협' 장르임에도, 굉장히 지루하다.
제작노트를 읽어보면, 한계에 부딪힌 무협물의 자기복제를 탈피한 대형 프로젝트라는 표현을 쓰는데, 이는 순 거짓말이 아닐까?
이 영화는 진부한 무협물의 재생산임은 물론이고, 지루하기 까지 하다.
이 영화에는 그동안 볼 수 없었던 '순풍산부인과' 의 '김소연' 이 등장한다.
한류열풍 한류열풍 하더니만, 근래 TV 에서조차 볼 수 없었던 김소연까지 한류붐에 끼려는가.
근래의 한류붐을 반영이라도 하려는듯, 김소연은 중국말 한마디도 안하고, 오로지 한국말만 한다.
극중 김소연의 새 연인역활의 견자단(얼굴을 보면 다들 아실거다)이 다소 어색한 억양이지만, 한국말로 김소연과 대화하는 부분이 자주 나온다.
그러나, 제작자가 한국사람이어서 였을까? 중국인에게는 생소하고, 한류열풍에 가세할수 있는 계기로서 한국배우가 등장한것 까지는 좋았는데, 김소연이 등장할때마다 극의 전개가 느려지고, 웬지 모를 어색한 연기와 부자연스러움으로 극의 긴장감을 떨어뜨리고, 어찌보면, 극중에서 중요한 역할일 이 신비한 여인역이 오히려 영화를 망쳐버린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극중 녹주(김소연)는 영화에서 겉으로는 드러나지 않았지만, 굉장히 중요한 부분을 담당하고 있다.
그것은, 무술하는 사람들을 죽여 조정으로 부터 돈을 받는 살인자들의 두목이 녹주를 사랑해서 집착하고, 첩자로 칠검 무리에 침투했다가 칠검의 첫째(견자단)와 사랑에 빠지면서, 애정의 삼각관계가 형성되기 때문이다.
'적과의 동침' 이라 불릴 이 삼각관계의 핵심인물로써의 녹주의 역할은, 신비한 압록강변의 고려여인이며, 두남자의 사랑을 받으며, 결국 죽음을 맞는 역할이지만, 얼굴이 예쁘면 연기를 못한다는 사례를 반증이라도 하듯이(겉으로 티나게 못한다고 볼 순 없지만, 극의 긴장감을 떨어뜨리는 연기라면, 연기를 못하는것임에 분명하다), 김소연이 등장하는 컷 마다 영화는 지루 삼매경에 빠진다.
 
영화의 내용은 대충 이러하다.
중국 본토를 장악한 만주족은 명나라를 멸하고 그 자리에 청나라를 세운다.
이에 곳곳에서 반란이 일어나자 황제는 반란의 싹을 제거하기 위해 무기를 소지하거나 무술을 연마하는 자는 이유여하를 막론하고 참형에 처하라는 '금무령' 을 선포하고, 그들의 머리 하나에 삼백냥씩의 포상금을 지급한다.
이에, 명나라 장군이었던 풍화연성(손홍뢰)은 그들의 군사를 이끌고, 중국 북서부 전체를 토벌하고, 마침내 국경지대의 마지막 마을인 '무장마을' 을 남겨둔다.
한편, 무술의 고수이자 명나라의 사형집행인이었던 부청주(유가량)는 이러한 야만적인 살인행위를 막아야 겠다는 생각에 무장마을 도우러 오고, 결국, 풍화연성의 군대에 대항하기 위해 희대의 검술대가 회명(마징우)을 찾아 '천산' 으로 떠난다.
그곳에서 회명의 수제자 4명과 7개의 검을 받아와 칠검이 조직된다.
하산한 칠검은 풍화연성을 격파하고, 황제에게 금무령을 해지해줄것은 간청하러 길을 떠난다..
 
영화의 주요 스토리는 풍화연성(손홍뢰),김소연,초소남(견자단)의 삼각관계가 큰 맥을 이루고 있고, 무장마을이 살아남기 위해 마을을 버리고 길을 떠나면서 내부에 첩자가 있어 마을 사람들이 겪게 되는 내분과 갈등을 다루고 있다.
 
이 영화의 어디에서도, 기존 무협물의 테두리를 벗어나려 했다는 모습을 찾아볼수는 없다.
오히려, '서극' 풍의 활극이 막을 내려야 할때가 아닌가 하는 식상함이 느껴질 뿐이다.
한국 배우가 등장하는점을 제외하고는 그리 신선할 점이 없기 때문이다.
여명,양채니,견자단 등 얼굴만으로도 알아볼 수 있는 유명 배우들이 등장하지만, 기존 무협물의 답습에 지나지 않는 이 작품이 그리 좋은 평가를 받기는 힘들듯 하다.
굳이 성룡의 '신화' 와 비교한다면, 중국(홍콩) 영화의 세계화를 역행하는(? 역행한다기 보다는 기존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해다는 표현이 어울릴것 같다. 물론, 가장 자국적인 것이 세계적인 것이 될수도 있지만, 성룡의 영화가 여러 문화권을 아우르려는 노력을 하는 반면, 칠검은 별 색다를 것 없는 자기복제에 지나지 않으며, 단지 동양권 문화를 신비하게 생각하는 서양사람들에게는 신선한 충격으로 와닿겠지만, 오랜동안 무협물을 접해온 우리나라에는 그리 신선할 것도 없다.) 모습을 보이고 있다.
차라리, 주윤발의 '와호장룡' 이나, 이연걸의 '영웅' 처럼, 색다른 시도를 중국의 고전문화와 접목한것이 더 가치있지 않을까?
와호장룡에서는 중국 무술을 마치 무용하듯이, 하늘을 나르듯이 표현했고(중국사람만 등장했지만 전세계적으로 인정받은), 쿵후와 검술을 활극이 아니라 예술적으로 표현했었다.
이연걸의 '영웅' 은, 비교적 간단해 보이는 스토리 속에 여러가지 반전을 뒤섞어 놓았고, 중국 특유의 강렬한 색채감을 강조한 영화였다.
중국영화의 세계화란 바로 이런것이 아닐까?
지극히 활극적이고 무협적인 요소 보다는, 보다더 세계 사람들이 쉽게 받아들일수 있는 요소들을 부각시키는것.
이런것은 한국영화에도 필요한 부분이다.
 
한국은 오랜 전쟁으로 수많은 문화유산과 역사기록이 소실되었고, 그래서인지 아니면, 뒤쳐진 나라경제를 강대국 수준으로 빠르게 뒤쫒아가고 싶어했던 군사,정치인들의 노력 덕(?) 인지, 한국 고유의 문화적인 장치들은 많이 소실되었다.
반만년이나 되는 역사라며 자부하지만, 우리의 역사자체도 우리자신들이 너무 모르고, 그 모습또한 서구적으로 너무 많이 바뀌어 버렸지만, 어쩌면, 그래서 더욱 빨리 세계화를 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다만, 아쉬운것은 우리 고유의 모습을 너무 많이 잃어 버려서, 요즘처럼 가장 자국적인것이 세계적이라는 말을 한국내에서 만들어가기에는 한국적인 것을 너무 많이 잃어버려, 외국인이 방문했을때, 변변히 보여줄만한 꺼리조차 많지 않긴하다.
그러나, 그 나라를 대표하는 것을 굳이 고전적인 건물과 독특한 풍습에서만 찾으려 하는것도 지나치게 틀에 박힌 세상이다.
마켓팅의 시대가 아닌가.
꼭, 외국에 우리의 모습을 보여줄때 한복을 입을 필요는 없는 것이다.
그들에게 '한국'을 각인시킬 '꺼리' 들을 많이 생산해 내면 되는것이다.
과거의 것을 본받을 필요는 있지만, 과거에 손발이 묶여서도 안되는것이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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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검(2005, 七劍下天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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