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티네이션 시리즈.
작품성이랄것은 없는 킬링타임용 영화지만, 벌써 3편에 이를 만큼 독특한 소재이긴 하다.
1편과 2편에서 보여준 운명(데스티네이션)의 느낌과 3편의 느낌은 좀 다른듯 하다.
대부분의 시리즈물이 다 그렇듯이 역시 1편이 그나마 젤 괜찮은 것 같다.
데스티네이션 시리즈도, 1편이 나왔을때는 나름대로 신선한 충격이었지만, 2편은 1편의 명성만큼 신선하지 못했다.
오히려 억지로 '죽음의 운명' 과 결부지으려는듯 약간은 억지스러워 보이는 숙명적(?) 사고들.
2편이 좀 억지스럽게 살아난 생존자들을 죽음으로 내몰았다면, 3편 역시 그것을 답습하고 있다.
그러나, 2편보다는 덜 억지스러워 보이긴 한다.
그러나, 눈으로 보이는 잔인한 장면들과 끔찍한 사고들 말고는 별다른 재미를 찾기는 힘들다.
이쯤되면, 가학성 공포물이다.
인간을 잔인하게 죽이는 재미(?)일 뿐이다.
배우들의 연기력도 그리 흡족하지 못하다.
1편에서 살아남은 1명의 생존자가 2편에 등장하며, 결국 죽음을 맞이하는 연결선상에 있었다면, 3편은 완전히 독립적이다.
단지, 죽음을 피해간 사람들이 죽음을 피하지 못하고 끔찍한 사고로 죽음을 맞는다는 소재만 같을 뿐이다.
1,2 편에서 등장인물들은 어떤 초자연적인 능력을 가지지 않았다.
단지, 자신들이 죽음을 우연찮게 피해갔기 때문에 결국은 죽게될 운명이라는 불안속에서 항상 행동을 조심하지만 오히려 더욱 위험에 노출되는 상황에 놓였다면, 3편에의 여주인공은 약간은 예지능력같은 능력이 있는것처럼 보인다.
즉, 시작부분에서 나오듯이, 주인공인 웬디는 카메라를 가지고 롤러코스터를 타지 말라는 주의를 무시하고 탑승한 동창생 때문에 롤러코스터에 사고가 발생하고, 그렇게 하나둘 끔찍하게 죽는 광경을 목격한다.
이내 마치 꿈이라도 꾼듯 롤러코스터가 출발하기전으로 돌아와 있는 웬디.
즉, 마치 미래를 미리 내다보는 듯한 모습이다.
웬디는 롤러코스터가 사고가 날꺼라며 난동을 부리고, 난동속에서 몇몇의 친구들이 탑승을 하지 않고, 이내 출발한 롤러코스터에 사고가 발생하여 많은 동창생들이 죽는다.
디카사진을 찍으며 놀이공원을 돌아다녔던 웬디는, 자신이 찍은 동창들의 사진에서 이상한 느낌을 받는다.
이윽고 발생한 사고들.
웬디는 직감적으로 자신이 찍은 사진속의 상황에서 동창들이 맞게될 사고를 예감하게 된다.
사고에서 살아남은 동창들을 찾아다니며 위험을 경고하지만, 역시 죽음은 그들에게 다가온다.
끔찍한 사고로 생존자들이 하나둘씩 죽어나가고, 다행히 위험에서 벗어난 3명의 동창생.
5개월이라는 시간이 흐르고, 모든 위험으로 부터 혹은 죽음의 손아귀에서 벗어난것이라 여겻던 3명.
우연찮게 지하철에서 마주치게 되고, 또다시 자신들이 겪게될 사고를 예지하는 웬디.
하지만, 이미 지하철은 출발해버리고...
1편고 2편은 죽음에 직면한 주인공들이 죽음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발버둥치지만 결국 그 손아귀에서 벗어나지 못함을 심리적인 면에서 잘 묘사했다면, 3편은 너무 가벼워진 느낌이다.
대부분의 시리즈물이 그렇듯이, 본질 외적인 면에 너무 부각된듯 하다.
즉, 그들이 얼마나 끔찍하게 죽느냐, 얼마나 어처구니 없는 사고가 발생하느냐 하는 점만 부각된것이다.
1,2편에서 역시 그들이 당하게 되는 사고가 끔찍하면서도 어처구니가 없지만, 그 촛점이 '결코 피해갈 수 없는 운명' 이라는 느낌이었다면, 3편은, '얼마나 끔찍하고 어처구니 없는가' 하는 느낌만 든다는 것이다.
주인공인 웬디가 영화중 대사처럼 마치 '예언자' 가 된듯한 능력을 보이는것도 문제다.
1,2편에서의 주인공들은 말그대로 나약하기 그지없는 인간의 적나라한 모습을 보여주지만, 3편에서의 웬디는 마치 무슨 초능력자라도 된듯 하기 때문이다.
말투도 그런것 같고.
또한, 1,2편이 정확히 기억나지는 않지만, 1,2편에서는 어처구니 없이 발생하는 사고는 단지 죽음을 피해갔던 개개인에게만 일어나지만, 3편의 마지막 지하철 장면에서는 무고한 시민들이 다수 죽어나간다.
죽음을 피해갔던것 단지 그 세명뿐인데, 그들과 같이 지하철에 탑승한 죄(?)로 죽어나가는 다른 시민들의 운명은 무엇이란 말인가?
킬링타임용으로는 그런대로 눈요기거리가 많지만, 1,2편에서 묵시적으로 느껴졌던 그런 내면의 은밀한 두려움 보다는, 표면적으로 보이는 잔인한 장면들만 더 부각된 영화인듯 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