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쉘 위 댄스 훌라걸스
hrj95 2007-04-12 오전 10:16:17 1394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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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도 분위기도 싸늘한 기운이 감도는 탄광촌. 탄광굴의 깊이만큼이나 오랜 역사로 마을과 함께 해온 탄광. 하지만 이제 탄광산업은 어두운 갱도처럼 사양산업으로 사라져가고, 회사의 정리해고와 함께 마을을 휘감는 음산함과 빛바랜 화면의 서늘함이 그 위에 가라 앉는다. 그렇다면 그들이 마주하고 있는 현실 앞에서 그들이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그들이 살아가는 방식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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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곳에 전혀 어울리지 않는 하와이안 센터가 사라져가는 의 빈자리를 메우려 한다. 하지만 그것은 단지 마을의 주된 산업의 변화로 아버지의 일자리가 줄어들거나 바뀌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그것은 아버지세대와의 결별이자 새로운 세대와의 조우이며, 그것이 그토록 많은 주민들이 반감을 가지게되는 이유이고, 어머니에게 쫓겨나고 아버지에게 두들겨맞는 이유이다. 배신할 수 없고 외면할 수 없는 아버지 세대에 대한 지극한 존경. 혹은 변화에 대한 두려움.


하지만 아이들(혹은 훌라걸스)은 다르다. 손톱 밑에서 사라지지 않는 석탄가루의 흔적으로부터, 언제나 정해져 있어야 했던 고루하고 남루한 아버지들의 일상으로부터 벗어나 스스로 자신들의 꿈을 꾸고 그들을 가로막는 선탁더미의 굴레로부터 벗어나고 싶어한다. 그럼으로써 당연한 듯 흘러왔던 탄광의 삶에 길들여지고 싶어하지 않는다. 물론 그 안에서 겪어야 했던 많은 갈등과 혼란이 눈물짓게 하지만 선생님이라는 외부인에 대한 적개심을 버리고, 신구세대 사이에 끼어있던 오빠의 응원으로 그들이 그토록 원했던 훌라댄의 유쾌함으로 억지미소가 아닌 진정한 웃음을 지어보인다. 그리고 그 속에서 삶의 변화를 긍정하는 법을 배우고, 자기 자신을 스스로 결정하는 지혜를 터득한다. 이제 점퍼 속에 숨겨둔 하와이안의 욕망을 더 이상 감추지 않아도 되도록. 


그러나 그것이 가능했던 건 단지 그들이 가지고 있던 꿈과 의지, 욕망이 전부가 아니다. 그 안에는 자신과 다른 삶을 살기 원했던 아버지의 소망과(딸을 데리고 오던 아버지) 딸이 추던 춤의 가치를 깨닫고 다가서던 어머니의 사랑과 변화에 대한 무조건적 부정으로부터 서서히 마음을 여는 부모님들의 따뜻한 난로가 놓여있다. 그래서 그들이 기차역에서 추던 춤은 선생님이라는 타자에 대한 화해의 손짓이고, 마지막 무대의 화려한 공연은 이제 떠나보내야할 부모님께 바치는 고마움의 답례이며, 이제 새로 도래한 세대에게 내어놓는 흥겨운 축제이다. 그렇게 그들은 아름다운 훌라춤으로 어두운 갱로에 새로운 빛을 비추고, 주름진 부모님의 손마디에 따뜻한 체온을 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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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그들이 추는 춤은 슬픔과 동시에 기쁨이다. 내년이면 퇴직해야할 어머니의 미소. 어두운 갱도로 들어가며 웃음짓는 오빠. 임종조차 지키지 못했지만 무대에서 영정사진을 마주하던 댄서. 어떤 흐름 속에서 그들이 마주쳐야할 거대한 벽. 그 거대한 벽을 관통하는 순간, 그런 즐거움과 안타까움은 황량한 석탄더미 앞에서 찍었던 사진의 불협화음처럼 전혀 어울리지 않을지 몰라도 결국 그것이 모두의 웃음으로 나아갈 수 있는 장이 된다면, 그 춤은 그들이 흘렸던 땀방울의 소중한 열매가 될 것이다. 크리스티나 옆에 피어있던 빨간 꽃처럼. 소중히 귀에 꽂았던 친구의 빨간 꽃처럼. 그래서 그들과 함께 기꺼이 함께 추고 싶은 춤이다.


(총 0명 참여)
kyikyiyi
아직 안봣는데 한번 보고싶은 영화네요   
2007-04-16 0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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훌라걸스(2006, Hula Girls / フラガ-ル)
제작사 : 씨네콰논 / 배급사 : 쇼박스(주)미디어플렉스
수입사 : 씨네콰논 코리아 / 공식홈페이지 : http://hulagirls.showbox.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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