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대로 볼만 했으나, 전편에서의 치밀함은 찾기 힘들다.
양들의 침묵, 한니발, 레드드레곤의 렉터는 매력적인 캐릭터이다.
안소니 홉킨스는 한니발 렉터라는 인물을 연기하며, 상대의 인생 전체를 관통하는 질문, 행동을 예측할 수 없는 마력과 끈끈함을 보여주며 영화 속에 빠져들게 만들었다.
그를 그런 몬스터로 만든 유년시절을 보여준다는 설정은 흥미로우나, 스토리의 개연성과 치밀함이 부족한 것이 다소 아쉽다. 렉터가 고아원의 독방에 갇혔을때 기다렸다는듯이 비밀통로를 찾아내는 장면 등은 리얼리티를 확 죽이는 것이었으며, 라스트신의 여운도 다소 약했다.
캐스팅 측면에서의 아쉬움도 있다. 가스파르 울리엘이라는 어린 배우에게 안소니 홉킨스의 연기를 요구하는 것은 무리이나, 이 영화에서는 자연스런 스타일의 배우보다는 신들린듯한 스타일의 연기자가 더 어울리지 않았을까 싶다.
공리는 동양 여배우의 신비함을 유감없이 보여줬으나, 무라사키라는 캐릭터는 서양애들이 보는 한정되고 왜곡된 동양여자의 틀을 벗어나지 못했다. 영화 자체가 실망스러운 수준이 아님에도, 전작이 불후의 명작들이었기에 감히 아쉬움을 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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