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리 브룩 하이머가 제작을 맡고 조엘 슈마허가 메가폰을 잡았다. 제작진의 위용만 보자면 액션 블록버스터급이다. 하지만 영화는 저널리즘과 정의와 마약에 신음하는 국민을 지키기 위해 죽어간 기자를 이야기한다.
섹시한 영국발음을 구사하는 케이트 블랑쉐. 그가 연기하는 베로니카 게린은 아일랜드 더블린의 유명 기자다. 하지만 마약 조직을 취재하다 폭력과 협박에 시달린다. 서재에 총알이 날아드는가 하면 괴한의 침입에 총상을 입기도 하고 난데없는 주먹질 세례를 받기도 한다.
무자비한 폭력에 떨고, 가족을 죽이겠다는 협박에 몸서리치지만 그는 끝내 물러서지 않는다. 누군가에게 매일같이 협박을 당하는 상황, 죽음이 목전에 있는 상황, 얼마나 두렵겠는가. 얼마나 도망치고 싶겠는가.
마지막에 그는 기사를 포기한다. 물론 두려워서가 아니다. 물러서기 위해서는 더더욱 아니다. 한 줄의 기사로는 할 수 없는 일을 하기 위해서, 저널리즘의 뒤에서가 아니라 한 인간으로서 당당히 범죄에 맞서기 위해 그들을 고발한다.
그가 암살 당하고 난 뒤, 아일랜드에는 대대적인 마약조직 소탕이 이루어진다. 각성한 시민들은 거리로 몰려나와 스스로의 힘으로 마약을 몰아낸다. 한 사람의 기자로서, 한 인간으로서 그의 죽음이 남긴 유산은 아일랜드를 마약에서 구해낸다.
기자는 그런 존재다. 펜으로 불의와 싸우고 몸으로 세상과 맞서야 한다. 그리고 기자는 '손이 발이 되며 대가리를 도끼 삼아' 글을 써야 한다. 발로 뛰어 심장이 쿵쾅이는 싱싱한 글을 써야 하고 날카로운 이성의 도끼날로 불의에 기생하는 암들을 찍어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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