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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아메리칸 파이]를 보면서 조금은 낯선 그들의 문화와 행동에 충격을 받지 않을 수 없었다. "더러운 화장실 유머만 구사하는 저급 코미디 영화" "더러움과 원초적인 소재로 웃음을 유발 하는 3류 코미디" 등 미국은 물론, 국내 영화평론가들로부터 혹평을 받아야만 했던, 하지만 관객들에겐 신선함으로 다가왔던 그런 영화! 어쩌면 총각딱지를 떼려는 그들의 투혼에 가득찬 행동들과 친구들간의 단합은 남성들에겐 동질감을, 여성들에겐 혐오감을 줄지도 모르는 그런 설정이었다. 하지만 이번해에 개봉된 [아메리칸 파이2]는 미국에서 3주간 박스오피스를 장악할 정도로 성공을 거두었다. 아직 사람들은 "저급한 코미디" 혹은 "더러운 화장실 유머"라는 비난을 하면서도 그런 유머 와 그것을 통한 대리만족 및 웃음을 즐기고 있다는 것이다. 나 또한 그렇다.
[아메리칸 파이2]!... 개봉전 [아메리칸 파이2]의 홍보문구를 보면서 웃었던적이 있다. "전편에 비해 훨씬 맛있어진 파이"라는 문구.. 정말 단순하지만 특별한 뜻을 가진 이 한마디가 [아메리칸 파이2]를 보기도 전에 많은걸 상 상하게 만들었다. "전편에 비해 맛있다"라는말...조금 더 화끈하고 노골적인 성묘사와 화장실 유머의 등장 정 도로 생각하면서도 왠지 기대하게 만들고, 영화에 대한 환상을 가지게 만들어줬다. 그리고 뚜껑이 열린 [아메리칸 파이2]! 홍보문구만으로 내가 상상하던 그런식의 영화가 아니었다. 좀 더 성숙하고, 조금은 깔끔해진 그들의 이야기가 있었다. "전편에 비해 맛있어진 파이"란 말보단 "전편에 비해 성숙한 파이"란말이 딱 어울리는....
케빈, 오즈,짐, 스티플러, 핀치... 전편에서 총각딱지를 떼기 위해 각자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던 그 어린 친구들... 어느새 성숙한 대학생이 되어 돌아 온 그들은 확실히 전편보단 정신적으로 많이 성숙해 있었다. 오즈만이 헤더와의 사랑을 지속하고 있을뿐, 아직 솔로인 나머지 네 친구들... 이번에도 스티플러는 광란의 파티를 열고, 어김없이 여자를 사귀기 위해 그 파티에 참가하는 친구들의 모습은 전편에서나 달라진것이 없다. 하지만 예전처럼 아무에게나 헛된 상상을 하거나 접근하지 않는다. 나름대로의 신념과 방법으로 머리를 짜내는 그들의 진지한 대화는 보는이로 하여금 웃음을 유발하게 했다. 이번에도 형의 조언을 구하는 케빈... 다섯 친구는 이번엔 해변으로 여행을 가서 꿈을 실현하고자 한다. [아메리칸 파이2]는 역시나 20대의 발랄함과 자유분방함이 매력있는 그런 영화였다. 해변으로 여행 온 그들은 자신들의 힘으로 돈을 벌기 위해 일을 하게 되고, 일을 하면서도 티걱태걱 대는 그들의 모습은 영낙없이 철부지 아이들이다. 유학간 여자 친구 헤더만 생각하는 오즈, 비키와의 관계를 원하는 케빈,언제나 말썽만 피우는 스티플러, 스티플러의 엄마를 잊지 못하고, 성숙한 모습을 보이려고 탄드라 경전으로 수행중인 핀치, 그리고 아픈 기억의 나디아와의 멋진밤을 꿈꾸는 짐... 이 다섯명에겐 나름대로의 계획과 바램들이 있었다. [아메리칸 파이2]는 이런 개인의 바램과 그것을 성취하려 애쓰는 그들의 모습을 보여 주면서 전편보단 확실히 정돈된 느낌으로 다가왔다.
그리고 [아메리칸 파이]에서 빠질수 없는 화장실 유머... 이번엔 독특한 모습으로 그 진가를 발휘했다. 레즈비언들 앞에서 키스를 하던 스티플러와 짐, 그리고 멀리 떨어진 여자친구와 끈적끈적한 폰섹스를 하는 오즈, 탄드라식 섹스비법을 수행하며 혼자 쾌감을 즐기는 핀치, 그리고 곧 만날 나디아를 위해 미쉘에게 비법을 배우는 짐..그리고 짐의 본드사건까지.. 다소 억지스런 설정들로 웃음을 유발하지만 이젠 적응이 되어서 일까?..아무 생각없이 한바탕 웃 을수 있었다.
내가 [아메리칸 파이2]를 보면서 놀란점이 있다면 유치한 웃음과 10들의 발랄함만 비쳐졌던 전편과는 달리 속편에선 성숙한 사랑이 있었다는 것이다. 총각딱지만을 떼려고 애쓰던 그런 철부지 10대에서 이젠 진정한 사랑을 갈구하는 남자가 되버린 주인공들... 전편에서도 모범생적인 코드로 여자친구에게 모든걸 바쳤던 오즈는 이번에도 역시나 여자친구 인 헤더를 잊지 않는다.. 옛 연인인 비키의 다른 남자를 보고서 실망하지만 진정한 남자로 거듭난 케빈... 스티플러의 엄마만을 생각하는 일편단심 민들레 핀치의 모습은 엽기적이면서도 정말 남자답다... 그리고 무엇보다 가장 큰 정신적인 성숙을 한 짐... 미쉘에게 섹스에 대한 도움을 받으면서 나디아와의 멋진밤을 꿈꾼다..드디어 꿈이 이뤄지던 그 순간..평소엔 몰랐던, 친구로만 여겼던 미쉘에 대한 감정이 사랑임을 발견한다. 미쉘의 공연장으로 달려가 우스꽝스런 트럼펫을 불어 대던 장면은 [아메리칸 파이]에서는 어울 리지 않을 듯한, 아니 찾아 보기 힘든 그런 로맨틱함이 느껴졌다. 이젠 [아메리칸 파이]의 주인공들은 진정한 남자로서의 사랑을 배웠는지 모른다.
평론가들과 일부 관객들의 비난을 받는 [아메리칸 파이] 같은류의 영화를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이유는 유치하고 저질스런 웃음으로 스트레스를 날려주고, 잠시동안의 즐거움을 만킥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점에서 [아메리칸 파이]는 그런 욕구를 충분히 충족시켜 주는 영화였다. 더군다나 전편보다 더 저질스럽고, 유치해지기 보다 더 성숙하고, 멋있어진 [아메리칸 파이2]는 상당히 만족적이었다. 전편, 속편 모두를 본 나로서는 마치 영화 속 주인공들의 성장모습을 지켜본듯 하다. 철부지 10대들의 좌충우돌 총각딱지 떼기 작전에서 이젠 진정한 사랑을 배워가는 20대 대학생으로 성숙한 그들의 모습... 마치 그들의 부모가 된듯한 느낌이 들게끔 만들었다.. 그래서 난 [아메리칸 파이]를 코미디 영화라고 부르기 보단 진정한 남자로 거듭나는 성장영화 라고 부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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