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자체는 그리 좋아하지 않지만 자꾸 생각하게 만드는 영화 the hours. 처음 봤을 때의 개인적인 감상은 <어떤 사람에게는 인생이 "너무나도" 힘겹다>였구,
다른 영화의 매진땜에 두번째 봤을 때는 <평범하지 않은 사람에게 평범한 삶을 강요하는 것은 폭력이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오늘 갑자기 든 세번째 생각은, the hours에서 내가 간과한 것은 바로 그 제목이라는 것이다. 이 영화가 이야기하려는 것은 그저 "The hours"인 것 같다.
세 여주인공이 나오는 바람에 관심이 딴데로 갔지만 결국은 "우리가 뭔짓을 하더라도 the hours는 우리 곁에 있으며 계속 흘러가고, 계속 반복된다" 이게 중요한 것이다.
그래서 나는 이 영화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에드 해리스의 대사가 가장 중요하기도 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But I still have to face the hours, don't I? I mean, the hours after the party, and the hours after that...
세 명의 여성이(굳이 여자 주인공이 아니었어도 전혀 상관이 없다) 고군분투 생난리를 쳐도 그저 시간은 흘러가고 반복된다.
나아진 것은 없다.
똑같은 세 가지 구조 "자의식이 강하고 과도하게 민감한 주인공 - 주인공의 행복을 위해 존재하고 있다고 믿지만 결국은 주인공에게 해가 되는 인물 - 주인공의 삶에 도전이 되는 방문객, 도구...etc" 는 되풀이 된다.
버지니아 울프 - 남편 - 버지니아 언니, 갑갑한 Richmond 생활 로라 브라운 - 남편 - 키티, Mrs. Dalloway 책 클라리사 본 - 리처드 브라운 - 루이스 워터스, 로라 브라운
그리고 이러한 구조는 그냥 우리의 인생 그 모습니다.
시간은 그냥 계속 흘러가고 반복된다.
로라 브라운은 버지니아의 책을 읽고, 클라리사는 로라 브라운의 방문을 받아 서로에게 영향을 줄 수 있긴 하지만.
처음에는 등장인물들이 "참을 수 없는 존재의 민감함" 때문에
자살을 한다고(혹은 시도) 생각했지만
결국 그들은 시간의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자살을 시도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첨엔 영화에 일관되지 않은 메시지가 너무 많아서 산만하다고 느꼈지만
주인공들이 토해 내는 메시지들은 사실상 하나도 중요하지 않은 것을,
"hi" 처럼 그냥 지나쳐도 될 말을,
내가 너무 심각하게 생각해보려 했기 때문이다.
볼 때마다 그다지 존재 필요성이 느껴지지 않았던 버지니아의 마지막 대사는
결국 지금 내가 이해한 방식으로 하자면 , 영화를 이해하는데 중요한 단서이다.
Leonard,
always the years between us,
always the years,
always the love,
always...
the hou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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