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개발되려는 운명에 처한 달동네 1번가에 마을 철거를 위한 동네 주민들의 합의 도장을
찍기 위해 나타난 양아치 필제의 개과천선 이야기라고 할수도 있는 <1번가의 기적>은
<두사부일체><색즉시공>으로 충무로의 새로운 흥행 감독으로 주목받다 <낭만자객>
으로 쓴맛을 본 윤제균 감독의 4번째 연출작으로 전작들보다 한결 발전한 이야기와 연출
솜씨를 보여준 영화였다.개인적으로는 재밌고 만족스럽게 봤던 <색즉시공>의 감독과
남녀 주인공이 다시 한번 뭉친 영화라 기대했던 영화로 오늘 보고 왔는데,역시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심각한 사회 문제라고도 할 수 있는 달동네 마을 철거(조폭들을 동원
한..)라는 무겁다고도 할 수 있는 이야기를 윤제균답게 코믹한 상황과 재치 있는 캐릭터
들로 잘 버무렸다.거기에 짠하고 감동적인 부분들과의 조화가 꽤 자연스러웠다.주연인
임창정과 하지원은 이름값에 어울리는 배역 소화력을 보여줬고,특히 가장 돋보이는
캐릭터인 어린 남매들의 감칠맛 나는 연기가 상당한 웃음을 안겨주었다.그리고,명란의
아버지로 나오는 정두홍 무술 감독이 이미지 변신을 보여주는데,무술 연기가 아닌 진정
한 연기자로의 길에 들어서고 싶은 포부가 느껴졌다고나 할까? 힘겨운 삶속에서 좌절도
겪지만 희망을 잃지 않고 열심히 사는 서민들의 모습을 유머러스하면서 짠하고(감동
포함) 따뜻하게 보여준 제목처럼 기적을 보여주진 않았지만 희망찬 결말로 마무리한
휴먼 코미디로 윤제균 감독에게 <낭만자객>의 실패를 만회해 줄 이번 설 연휴 극장가를
장악하기에 충분한 영화다.300만은 기본으로 들 것 같다.
P.S. : 윤제균 감독 영화답게 화장실 유머가 어김없이 등장하고 이훈과 로맨스를 보여준
선주 역의 강예원,<마법의 성>에 나온 김지은과 닮았다고 생각했는데,정말
김지은일 줄은... 이름을 바꿨다는.. 암튼,앞으로 활발한 활동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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