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자루의 총이 조용한 모로코의 사막의 평화를 산산조각 내버린다.뒤이어 엎친데 덮친 격 설상가상으로 꼬여버린 사건들이 이어진다.
예고편에서 나오는 브래트 피트의 나래이션처럼 감히 신에게 도전하려고 하늘에 올라가는 탑을 쌓은 인간들에게 신이 내린 벌은 언어교란이었습니다.서로 누가 무슨 말하는지 의사소통조차 어려운 상황에서 신의 영역에 도전한 인간들은 서로 등을 돌리고 자신들의 말을 알아듣는 사람들과 모여살고 서로 다른 문화를 만들어갔습니다.이상이 바벨의 탑의 이야기.영화는 바벨탑의 이야기를 모태로 모로코 사막,일본,멕시코를 오가며 언어와 문화의 충돌을 보여주었습니다.
서로 다른 시간,다른 공간에 사는 언어와 문화가 전혀 다른 사람들이 뒤죽박죽이 되어버린 시간의 퍼즐속에서 하나의 사건에 얽혀들어가는 방법은 기가 막혔습니다.마치 힐러리 스웽크가 출연했던 한 요부같은 소녀가 일으킨 코믹한 소동을 그렸던 11:14의 업그레이드버전이라고 생각되었습니다.11:14가 배경이 한정되었다면 바벨은 전세계를 돌아다녔습니다.언어와 문화가 달라지면서 생기는 다른 민족에게 대한 경계심.그 가운데에 엄청난 위기에 처했다면 그 사태는 거의 절망적이었습니다.하지만 세상이 전부 잔인하고 삭막한 것이 아니었습니다.아무런 사심없이 위기에 처한 사람들에게 다가오는 구원의 손길은 이 영화가 내세운 화해라는 메시지와 일목상통했습니다.언어와 문화를 넘어선 화해와 대화라는 영화가 주는 메시지는 어느 정도 이해가 갔지만 그것을 전달하는 과정은 참으로 답답하고 지리멸렬했습니다.
화면전체를 짓누르는 무거운 분위기는 마음까지 무거워지는 느낌이었습니다.주인공들의 감정라인에 기대면서 전개가 너무 느리고 그속에서 2시간20분의 런닝타임을 버티는 것은 정말 인내심이 필요했습니다.물론 주인공들의 절절한 감정표현만큼은 박수를 받을만했습니다.고통,절망,슬픔을 절절하게 표현한 주인공들의 연기가 2시간 20분이라는 지루한 시간을 참게 해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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