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화는 450억의 중국역사상 최고의 스케일이다. 일단 영화를 보면 장엄한 스케일을 충분히 공감할 수 있다. 장예모의 <집으로 가는 길>이나 <붉은 수수밭>을 아는 나는 사실 이 영화에 대해 그만의 연출은 색감예찬에서 밖에 찾을 수 없다. 황금빛과 무지개빛으로 도배를 한 영상은 일단 그 자체만으로 아름다웠다. 하지만 그것이 평범하고 허술한 서사를 메울 수 있는 건 아니었다.
당나라 말기의 황궁에서의 이야기. 황제와 황후 그리고 세 아들이 한 자리에 모이지만 그들은 각각의 얽힌 사연으로 인해 복잡하고 미묘해진다. 여기까진 크게 군더더기없이 흘러갔다. 아니 사실 인물들 하나하나에 미묘한 표정부터 실타래가 하나씩 풀어지는 과정은 복잡한 듯 평면적인 듯 나름대로 재미가 있었다. 하지만 이내 쏟아져 나오는 중국영화만의 습관. 쪽수로 밀어붙이는 것은 여전한데 이제 CG까지 동원해 엄청난 군중들을 쏟아내지만 별 나아진 것 없는 액션씬. 말그대로 크기만 부풀린 꼴이다.
450억이란 대작임에도 장예모만의 디테일은 묻어난다. 하지만 중국거대자본에 힘을 입어 헐리우드를 흉내낸 이 영화는 장예모의 영상에의 욕심만 발견한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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