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때부터 동물들을 그리면서 그 동물들과 대화하고 친구처럼 대했던 소녀.커서도 그녀는 변하지 않았고 단순히 그림을 잘 그리며 상상속에 빠져사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줍니다.딴 사람들한테는 말못하는 동물에 30넘게 결혼하지 않은 노처녀가 그린 그림에 지나지 않았지만 그녀한테는 그 어떤 것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친구들이자 그녀의 오랜 꿈과 희망의 상징이었습니다.여자는 좋은 남자 만나서 집에 들어앉아서 내조만 하면 된다는 요새 그런 말을 했다간 따가운 눈총과 멸시를 받을 게 뻔한 풍조가 만연한 시대에 여자가 책을 내겠다고 출판사와 인쇄소를 들락거리는 것은 정말 엄청난 거지만 그녀는 꿈을 이루고 자신이 그림속의 동물들에게 느꼈던 순수한 동심과 따뜻한 마음과 기쁨을 전세계의 어린이들과함께 누립니다.그리고 수줍지만 열정적으로 다가운 사랑까지 손에 쥔 글자그대로 시대를 앞서가는 성공적인 신여성이었습니다.
실제인물의 일대기를 다룬 영화라고는 믿을 수 없는 90분이란 짧은 런닝타임이지만 초반의 1시간은 잠시도 눈을 뗄 수 없었습니다.보는 내내 미소가 지어지고 행복해지는 주인공의 성공은 질질 끌지도 않고 일목요연하고 깔끔하게 정신없이 스피디하게 전개되었습니다.정말 빠르다 싶을 정도였습니다.실제 인물을 다룬 영화들이 배우들의 연기력과 작품성으로 승부하며 그 나물에 그 스토리로 일관하는 지루함을 주었다면 이 영화는 그 공식에서 완전히 탈피하며 일대기 영화도 결코 지루하지 않고 쓰잘데없이 진지해지거나 심각해지는 것 없이 즐겁게 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습니다.하지만 동시에 이 짧고도 굵은 스피디한 전개가 이 영화를 잡아먹는 독이 되기도 했습니다.스피드하게 스토리를 이끌어가다가 주인공의 손가락끝에 잡힐락 말락 하던 사랑의 행복이 빠른 전개속에서 허무하게 사라지는 것은 당혹스럽게 만들었습니다.갈때까지 가는 이것저것 다 보여주는 너무 늘어지는 2시간이 넘는 것도 싫지만 더 보여줄 수 있는 것을 생략하고 끝내는 것은 더욱 싫었습니다.이런 것을 급반전이라고 할까요?영화에 대한 100%의 만족도가 그거 하나에 반감되는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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