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에는 현역시절동안 500승이 넘는 승수를 기록한 투수도 있고
우리나라에서도 보통 선발 10승이 넘어야 투수로서의 이름이 기억된다.
하지만 현역시절동안 단 1승(15패)만을 기록한 투수의 영화가 만들어졌다.
올시즌 프로야구의 꼴찌팀 롯데의 패전처리 투수를 기억하는 사람이 있을까?
기억은 커녕... 그 선수가 마운드에 서면 관중들은 짜증만을 낼 것이다.
나 또한 맘 먹고 찾은 야구장에서 임창용의 뱀 같이 휘어지는 빠른 볼을 보고 싶지...
신인 투수의 엉성한 볼을 보고 싶지 않다. 설령 그가 3연속 삼진을 잡더라도...
연습생 출신의 홈런 타자 '장종훈'
대학시절 임선동, 조성민에 가려 주목받지 못했던 '박찬호' 등도
결국 실력으로 정상의 자리에 올랐기에 우리는 그들을 기억하는 것이다.
하지만 그런 역경 속에서도 그대로 주저앉고 마는 수많은 민초들은 어떠한가...
누가 과연 그들을 기억하는가...
이 영화는 그런 민초의 삶을 잔잔하게 그리면서도 결국 '영웅주의'와 타협하지 않았다.
우리영화도 이젠 뻔한 해피엔딩 영화를 선택하지 않을 용기와 배짱이 생긴데에
큰 점수를 주고 싶다. 영화가 주제넘게 세상을 바꾸려는 건 싫다.
영화는 단지 우리의 모습을 꾸밈없이 보여주는 것에 충실했으면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