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즈키 유미코씨의 동명 만화 '미녀는 괴로워' 를 원작으로
하여 조금은 다른 포커스에 내용을 전개하며 색다른 느낌을
멋지게 살려낸 김용화 감독의 로맨틱 코미디 영화!
<오! 브라더스> 에 이은 3년의 공백에 이어 모습을 드러낸
영화는 평범한 로맨틱 코미디라는 영화의 장르를 깨버리는
색다른 매력으로 시선을 사로잡는다. 특수분장으로 인한
강한나와 그녀의 동일 인물이자 성형미인인 제니로 분투하는
김아중씨의 연기변신과 그동안 좀처럼 스크린에서 빛을
발하지 못했던 주진모씨의 멋진 카리스마섞인 연기,
그리고 수많은 까메오 출연이 시선을 사로잡는 것을 비롯해
스케일적인 면보다는 현대에서 가장 이슈로 자리잡는 '성형'
이란 문제를 자아정체성 이라는 초점으로 맞추어 감칠맛나게
그리고 눈물나게 우려내는 영화다. 일본 동명만화의 원작을
소재로 하고 있지만 그 전개방식은 관객들의 눈물을 자아내는
자아정체성의 혼란을 느끼는 강한나로서의 삶과 제니의 삶속에서
괴로워하는 성형미인의 진실된 외침이 노래로서 그리고 공감대를
이끌어내고 있다는 것이 키포인트라고 할수 있겠다. 일반적인
로맨틱 코미디의 가벼운 분위기와 함께 진실되게 다가오는 외모의
편견에서 오는 상처, 그리고 그 상처를 감싸며 노력하는 죽을만큼
절실한 삶과 성형미인으로서의 인형처럼 자신의 내면을 잃어버린채
아버지도 친구도 몰라하다가 마침내 진실된 자신의 모습을 노래로
승화한채 자신의 삶을 되찾는 과정이 참으로 때론 웃음속에서
때론 슬픔을 양념으로 버무리면서 찾아온다. 169cm의 키와 95kg
의 거구지만 누구보다 매력적인 목소리 하나로 미녀 가수 아미(서윤)
의 노래를 교묘하게 대신 불러주는 얼굴없는 보컬 강한나(김아중),
그녀의 재능을 인정하고 유일하게 자신에게 사람으로서의 시각으로
보아주는 음반 프로듀서 한상준(주진모)을 사모하는 마음은 일편단심이다.
밤에는 폰팅 알바를 하면서 남자들의 마음을 잘 안다고 생각하는 그녀는
한상준이 자신에게 관심있다는 환상을 갖게 된다. 그러던 어느날,
한상준의 생일파티때 아미의 장난으로 한상준이 보낸듯 드레스와 귀걸이를
같은 컨셉으로 입고오게 만들어 한나에게 모욕을 주는 아미, 그리고
화장실에서 한상준의 마음을 우연히 엿듣게 된 한나는 자살을 시도하지만
그것조차 뜻대로 되지 않는다. 그녀는 전신성형미인이 되기로 결심하고
이공학(이한위)을 찾아 폰팅을 빌미 삼아 견적을 뽑고 자신의 베스트
프랜드이자 코러스 부분에서 일을 하는 박정민(김현숙)조차 절대 몰라볼
정도의 성형미인으로 탈바꿈한다.
남자한테 여잔 딱 세종류야. 이쁜 여자? 명품... 평범한 여자? 진품... 너?
바로 반품이야!
라고 외치던 정민의 반품 개념을 바꾸고 명품 성형미인으로 돌아온
그녀는 1년의 공백을 깨고 제니라는 이름으로 침체기에 빠진 한상준의
곁으로 돌아온다. 오디션에서 강한나를 생각나게 할만큼의 가창력을 선보이고
바로 계약체결에 들어간 제니는 교통사고의 가해자 입장에서도 미인이라는
이유하나로 슬픈 미소 하나로 모든 상황을 정리할 정도로 변신된 삶을 살아간다.
하지만 강한나로서의 삶의 흔적이 버릇처럼 남아있고 결국 음반 준비중 한상준은
그녀에게 끌리다가 그녀가 강한나임을 알게된다. 연로하시고 치매증세로 병원에 입원해
계시는 보살펴 줄 사람이 오직 한나 뿐인 한나의 아버지(임현식)를 모른체 하고
베스트 프랜드를 등에 돌린채 콘서트를 앞둔 시점, 그녀가 강한나임이 기사로
유포되고 음반사 회장인 최회장(김용건)이 아들인 최사장(성동일)과 한상준에게
콘서트를 취소하고 한나를 버리려고 한다. 그 순간...
가슴을 찢어놓고 휴지로 되겠어요?
자신의 아버지임을 알고 있으면서도 과격한 행동으로 자신을 비참하게 만들어 놓았던
한상준에게 울음섞인 목소리로 절실하게 내뱉는 말이 상준의 가슴을 뒤흔든다.
결국 모든게 상품으로서 상준에게 가치가 있었냐면서 애절하게 호소하는 그녀의
모습에 마음속에 있던 무언가를 깨달았던 상준은 컵을 부셔주는 센스(!?) 와 함께
콘서트가 열리도록 최회장에게 자신의 카리스마로 눌러버린다. 마침내 콘서트장에서
진실된 자신의 모습이 무엇인지 사진과 함께 버렸던 자신의 과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깨달은 제니, 아니 강한나로 돌아온 그녀의 호소와 한상준이
틀어주는 영상, 그리고 유미의 '별' 의 곡이 뒤범벅 된채 눈물어린 자아정체성을
잃어가던 자신을 고백하며 새롭게 강한나로서 돌아오는 해피엔딩의 스토리로
막을 내린다.
당신이 좋아하는 사람의 발자국이라도 따라걸어보고 싶은 심정을 알아 ?
자신이 변하고 자신을 쫓아오던 짜장면 배달부 스토커(박노식)을 위협하던
상준에게 소리치던 한나의 모습이 영화의 종반부와 매치를 이루며 현대적인
성형문제와 진실된 외침과 고백은 가식된 모습과 달리 외모를 떠나 전달되는
멋진 결과를 보여주는 여운을 남겨준다. 영화속에 등장하는 OST 중
김아중씨가 직접 선보인 'Maria' 와 엔딩테마와 마음을 울리는 분위기
메이크업에 한 몫한 유미의 '별' 이 기억에 남긴다. 올 하반기에
보았던 로맨틱 코메디중 가장 다양한 장점을 고루 갖춘 영화라는 기분좋은
감상이 그 자리에 함께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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