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지체아형을 돌보며 약국을 운영하는 남자.아버지가 남긴 막대한 빚에 성격이 점점 거칠어져 가는 짝퉁 디자이너.결혼은 물론이거니와 연애도 사치인 남녀가 만났다.동병상련의 아픔을 느끼며 서로에게 깊이 빠져가지만 현실의 벽은 번번히 그들의 사랑을 어긋나게 하고 훼방놓는다.
사랑영화를 보면 남녀의 사랑은 너무 쉽게 주인공들의 마음에 들어옵니다.서로 그리워하고 만나고 사랑을 속삭입니다.그러다가 뭔가 사소한 오해가 생기면 그렇게 뛰었던 가슴도 냉랭해지지만 마침내 서로가 진실한 사랑이란 것을 깨닫고 사랑은 영원히 계속됩니다.이런 유치한 사랑놀음과는 이 영화는 뭔가 달랐습니다.영화속의 남녀는 사랑의 판타지가 아닌 현실속에서 살았습니다.부양해야 하는 형과 어머니가 있고 막대한 빚을 갚아야 합니다.다른 사랑영화속의 연인처럼 한가롭게 노닥이며 사랑의 열병을 앓을 잠시의 여유도 허락되지 않았습니다.그래서 이들의 사랑이 더 가슴아프고 깊이 와 닿았습니다.서로를 깊이 사랑하고 아끼지만 어쩔 수 없이 현실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그들의 모습은 한없이 바보같았지만 그들의 선택을 결코 탓할 수 없었습니다.사랑의 판타지에 빠져서 허우적댔다간 그들이 살아가는 공간은 완전히 무너질 수 밖에 없기 때문이었습니다.두 사람이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릅니다.현실을 이겨내고 사랑의 결실을 맺을지 아니며 추억속의 사랑으로 끝날지는 그들이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는지에 달렸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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