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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석규만이 할 수 있는 역활 미스터주부퀴즈왕
dolstone 2006-11-29 오후 1:40:12 1171   [6]
 

영화를 보고 맨 마지막에 느낀 점은 '이 역은 한석규만이 할 수 있는 역이다' 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훤칠한 키와 핸섬한 마스크의 외모지수, 해박한 시사상식과 명문대 출신이라는 학력지수, 친절하고 매너있는 인격지수까지 완벽한데다, 능력있고 예쁜 아내, 눈에 넣어도 안 아픈 애교만점의 귀여운 딸을 둔 이 시대 최고의 남성전업주부는 한석규가 아니면 제대로 소화하지 못했을껍니다.

 


음.. 뭐랄까, 유선동 감독은 전작 아라한 장풍대작전을 꽤나 재미있게 봐서 기대를 했었는데, 영화 전체에 흐르는 웃음장치들의 연결은 여전하지만 액션활극이 아닌 한편의 드라마를 만들어 내었습니다.  

사실 집에서 살림하는 아빠를 구질구질하진 않게 그렸다는 것 하나만으로도 시대의 페러다임이 바뀌었다는 증거라고 할 수 있을겁니다. 물론, 바로 어제 싱글대디들의 어려운 애키우기 - 특히 주변의 곱지 않은 시선 - 에 대한 기사를 보긴 했지만, 이런 영화가 나왔다는 것만으로도 이제 인식은 점점 바뀌어 가고 있다는 것에 대한 반증일 겁니다.

 

영화 곳곳에 나오는 맛깔나는 대사도 좋은 점수를 받을만합니다. '당신 목소리 온도가  참 좋아, 따뜻해' 이런건 작업때 유용하게 쓰일 듯 하고, '니 마음 다른데다 흘리고 다니지 마라' 는 남편의 구구절절한 사랑이 담겨 있는 것 같았습니다. 그밖에 '계약도장도 안찍었는데 매니저는 무슨놈의 매니저야 이 개XX야!" 나 "이 오징어 눈깔이 남편 닮았어요. 오늘이 남편 제삿날이거든요" 같은건, 감독의 전작 아라한 장풍대작전의 "방송실이세요?" 에 버금가는 히트작이라고 생각됩니다. 특집방송에서 딸의 재치있는 스피드퀴즈도 인상적이었구요.

 

하지만, 약간의 어거지성 극적장치들은 이야기의 몰입도를 떨어뜨리고 맙니다. 생방송중 늦게 도착하거나 마지막에 신은경이 결정적인 순간에 나와서 문제를 바꿔 주고 그런건 극적인 장면을 위해선 필요하다 생각했을진 몰라도 현실적으로 생방송중에 이런 문제는 절대 일어날 수 없는 일이란 점에서 현실성이 너무 떨어지구요. 너무 도식적이고 희화화한 라이벌이나 사족같은 공형진의 로멘스 같은 부분도 아쉬웠다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이 영화가 워낙 현실적이고 민감한 내용을 다루고 있기 때문에 순수하게 영화만으로 즐길 수 있는 사람들은 별로 없을 것 같습니다. 남자들이나 여자들 모두 다 한번쯤, 아니 여러번 고민해 봤던 내용이기 때문입니다. 이점은 흥행에 약간 안좋을 수도 있다는 생각입니다. 결국 그게 51%냐 49%냐의 갈림길이겠죠.

 

ps) 물론 욕먹을 생각이긴 하지만 이 영화 보고 나서 '주부의 삶'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ps1) 마지막에... 저라면 마지막 문제 맞추고 3000만원 번 다음에 재결합할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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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주부퀴즈왕(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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