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낮에 서울극장에 갔더니 <하루>가 저녁때꺼까지 매진이더라구요, 다른 영화를 볼까 하다가 매진이 많은 걸 보고 기대감이 더 커져서 피카디리까지 가서 기어이 <하루>를 봤지 뭡니까. (사람이 이렇게 주체성이 없다니...-.-;;;) 어쨌든 거기서도 가까스로 표를 구했으니 이 영화 인기가 좋긴 좋은가봐요.
영화는 딱 들은만큼 슬펐구요, 들은 거 이상으로 재밌었습니다. 슬픈 영화에 이렇게 웃긴 장면 많은 거 처음 봤어요. 영화 자체의 작품성이라던가 이런 건 잘 모르지만 볼 때 지루하지 않구 보고나서 감동이 남으니 저에게는 만족스러운 영화였던 것 같아요. 멜로영화, 따뜻한 영화를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추천해드리고 싶어요.
<사족> 작년에 <하루>라는 영화에 대해 처음 들었을 때 제일 먼저 든 생각은 고소영과 이성재가 과연 어울릴까 하는 것이었어요. 고소영은 좀 화려한 외모와 성격의 소유자니까, 또 아무래도 고소영 하면 정우성이 딱 떠오르잖아요? 그래서 좀 언밸런스하다는 생각을 했었지요. 하긴 그렇게 치면 고소영이 결혼하고 임신하는 것도 거의 상상이 안되는 설정이었지만요. 어쨌든, 드디어 영화를 보고 난 소감은... 음... 사람은 역시 선입견을 갖고 대하면 안되는 것 같아요. 고소영과 이성재는 너무나 귀엽고 아기자기한 부부로 잘 어울렸구요, 고소영의 연기는 과히 변신이라 할 수 있을만큼 새로웠어요. 물론 기존 이미지가 없는 건 아니지만 (이성재한테 잔소리하거나 이모한테 신경질 내는 장면은 걍 고소영 그 자체... ^^;;;) 그러면서도 슬퍼하고 고통스러워하는 연기는 참 많이 늘었다는 생각이... 갠적으로는 이성재란 배우에 대해서 걍 연기 잘한다는 거 밖에 별 느낌이 없었는데 하루에선 귀엽고 자상하고 한마디로 매력만점이었어요. (어디 그런 남자 없나... 나도 그런 남편이 있었으면 좋겠던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