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번지점프를 하다의 김대승 감독의 영화라길래 기대를 했고,
영화 스타일이 내가 좋아하는 장르일 것 같아 서슴없이 선택했다.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난생 처음으로 영화관에서 도중에 자리를 박차고 나오고 싶을 만큼 형편 없었던 영화.
마치 시를 읊어대는 듯한 모범적인 대사부터 마음에 안 들었다. 지루한 국어 수업을 듣고 있는 기분.
배우들의 연기 또한 부자연스러웠다. 건물이 무너진 후 공중전화 부스에 주저앉아 흐느끼는 유지태의 모습은
눈물이 나오기보단 "어색해 어색해"라는 느낌만 강하게 들었고, 김지수의 목소리 또한 영화의 몰입을 방해하는 것 같았다. 오히려 엄지원의 연기가 가장 나았던 것 같다.
영화의 배경만큼은 정말 아름다웠다. 배경이 내 눈을 현혹시켜 스토리에 몰입할 수 없을 정도였으니까.
힘들게 끝까지 자리를 지켰던 나는 영화관을 나서면서 영화 한 편을 본건지 관광청의 108분짜리 씨에프를 본건지
혼란스러워해야 했다.
누군가 이 영화를 본다고 한다면 말리고 싶다.. 나와 함께 한 이들도 나와 비슷한 생각이었다.
그래도 덕분에 좋은 여행지를 알게 됐으니 다행이란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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