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리 홈 컴패니언’은 30년 넘게 사랑 받아온 라디오 생방송 쇼다. 강산이 세 번이나 변할 때까지 지속된 프로그
램도 결국 마지막 방송을 맞이하게 된다. 생방송 쇼가 열리던 극장이 텍사스의 한 기업에 팔리면서 건물이 헐릴 운
명에 처했기 때문이다.
이처럼 영화 ‘프레리 홈 컴패니언’은 소멸에 대해 말하지만 결코 우울하지 않다. 스태프들은 여느 때와 같이 쇼 준
비에 여념이 없고 진행자 GK는 마지막 작별인사를 하지 않는다. 오히려 출연자들은 무대 위에서 즐겁게 노래를
부른다. 라디오를 듣는 청취자나 극장에 앉아있는 청중들이 마지막 쇼라는 사실을 망각할 만큼 신명나는 축제를
벌이는 듯 하다.
로버트 알트만 감독은 자신이 연출한 ‘숏컷’ ‘고스포드 파크’처럼 이번에도 일군(一群)의 배우들을 출연시켜 그들
각자에게 애정 어린 시선을 부여한다. 뿐만 아니라 존슨 자매(메릴 스트립, 릴리 톰슨), 카우보이 차림의 듀오 더
스티(우디 헤럴슨)와 러스티(존 C 레일리), 데뷔 무대를 치르는 롤라(린제이 로한) 등 쇼 출연자로 등장한 배우들
은 컨트리, 포크, 가스펠, 재즈 등 다양한 장르의 라이브 무대를 선보인다. 노래를 부르는 도중 더스티와 러스티가
주고 받는 야하지만 유쾌한 입담은 공개방송의 빠질 수 없는 양념으로 관객들의 웃음을 자아낸다.
급속히 변화하는 미디어와 음악 장르의 홍수 속에서 살고 있는 현대인에게 이 영화는 잔잔한 위안이 된다. 라디오
앞에서 귀를 쫑긋이 세우고 공개방송을 듣던 세대라면 이 영화를 통해 추억을 곱씹어 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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