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기대를 모았던 <가을로>는 유지태, 김지수, 엄지원등 비교적 젊은 연기자이지만 영화쪽에서 상당한 내공을 쌓은 연기자들이 주연한 작품이기에 그 기대치가 높았던 작품이기도 하다.
영화 <가을로>는 촉촉한 멜로를 담고 있는 작품이다. 현우는 대학시절 사귀던 약혼녀 민주를 삼풍 백화점 사고로 다른 세상으로 떠나보내고 만다. 그리고 그는 현직 검사가 되어서 바쁜 사회생활을 하고 있지만 10년이 넘도록 현주를 잊지 못하고 있는 인물이다. 그리고 어떤 사건에 휘말려 그는 정직 처분을 받게 된다. 그리고 그는 민주의 부모님으로부터 받은 신혼여행이라 쓰여진 노트에 나와 있는 여행지를 따라서 자신만의 가을 여행을 떠난다.
영화 <가을로>는 상당히 편안하게 볼 수 있는 영화이다. 화면 가득히 수 놓은 영화적 색감이나 배경은 이 가을의 향수와 100% 어울리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감독은 이 영화를 통해 민주와 현우, 그리고 여행길에서 만나게 된 세진등의 인과율적인 관계를 상당히 여운적이면서도 함축적인 의미를 담아 스크린속에 표현해내려고 노력했다. 결국 영화는 과거와 현재, 그리고 현재를 통한 미래를 수려한 가을 배경과 어울리는 화면으로 정감 있게 표현하려고 노력한 것이 감독의 가장 큰 의도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감독의 의도는 엄지원이 연기한 세련의 돋보이는 연기로 어느 정도 탄력을 받고 있는 작품이라고 평가 할 수도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