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한국영화의 느와르를 제대로 느끼게 해 준 영화였다. 조폭이 나온다고 모두 조폭영화가 아니라는 것을 말해 주었고, 다 같은 범죄영화 일지라도 이렇게 풀어가는 영화도 있다는 것이 좋았다. 한마디로 인간미가 제대로 느껴지는 느와르 영화라는 점이 좋았다.
주인공 이름만 들어도 감독이 누구인지 금방 알 수 있다. 장진 감독. 그의 작품은 인간미가 느껴져서 좋다. 그리고 주인공 동치성. 어디서 많이 들어 본 이름 같지 않은가? 영화 아는 여자의 주인공 이름이 바로 동치성이다. 어떻게 동일 배우에 동일 이름 그리고 캐릭터까지 비슷하다. 세상과 타협하기보다는 자기만의 세계가 있어 때로는 엉뚱해 보이고, 때로는 황소고집처럼 우직한 그가 웃음과 감동을 선사한다.
이 영화에는 3명의 친구가 같은 조직에 몸담고 있으면서 우정과 의리 그리고 배신에 대한 이야기가 있고, 특히 교도소 내에서의 에피소드는 재미와 웃음을 준다. 주연이지만 비중이 그리 크지 않았던 정준호가 처음엔 영화에서 다소 겉도는 것 같이 보였지만 영화가 끝날 때쯤엔 가슴 찡한 감동을 먹인다.
비가 바람에게 말했습니다. 너는 밀어붙여, 나는 퍼부울 테니... 영화의 시작과 끝에 나오는 의미 있는 대사다. 나는 너에게 너는 나에게 그리고 우리는 무엇인지를 잘 알게 해주는 말인 것 같다. 교도소, 죄수 그리고 사형수. 어느 영화에서나 사소하고, 어둡게만 보이던 부분들이 가슴 따뜻하게 밀려온다. 이런 것이 장진식 영화의 힘이 아닐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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