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fore Sunrise를 보고 너무나도 인상깊었던 것중 하나는 처음 만난 남녀가 어떻게 저렇게 서로 마음을 열고 이야기할 수 있느냐 하는 것이였다. 그것은 서로 처음 만났기에 가능하지만 동시에 처음 만났기에 어려운 일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살아가면서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서로 관계를 맺게 되지만 그 사람과 관계를 맺고 있기 때문에 불편해질 때가 있다. 그것은 그 사람이 싫어서는 아닐 것이다. 그것은 그러한 관계 속에 얽매여가는 자기자신의 구속이라고 생각된다.
하지만 우리는 그런 구속을 풀고 자유로워지는 꿈을 꾸곤 한다. 그럴 때는 누군가 (단지 누군가다..하지만 이성이라면 더욱 멋진 기억이 될지도 ^^;;) 를 만나서 자유롭게 속 마음을 이야기하고 싶어진다. Before Sunrise와 Before Sunset에서 가장 아름다운 것은 바로 이것이 아닌가 싶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소통이라고 하는 것 말이다.
저 사람이 혹시 나쁜 사람이 아닐까, 저 사람이 혹시 날 속이려는건 아닐까, 저 사람이 혹시 날 이용하려는 건 아닐까..우리는 매일 수없이 이런 생각을 반복하면서 새로운 사람을 대하게 된다. 하지만 그것은 새로 만난 사람이 저지른 잘못이라기 보다는 이전에 만난 사람이 남긴 흔적이고 혹은 자기가 경험하지도 않은 것을 경험한 것처럼 느끼도록 강요받는 매스컴의 폭력에 의한 것이리라.
감독이 나와 유사한 생각을 한건지 내가 감독의 지난 영화 Before Sunrise를 보고 멋있다고 느낀 나머지 비슷해진 건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새로운 소통의 가능성을 제시해주고 또 그런 환상을 나에게 향유하게 해주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이 영화에게 최고의 별점을 주고 싶다.
더불어 에단 호크와 줄리 델피는 전작에서와 같이 너무나도 자연스러운 최고의 연기를 보여주었다. 하지만 귀여운 춤을 추는 줄리 델피의 모습이 아직도 가슴에 남아 나를 기분좋게 슬프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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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포 선셋(2004, Before Sunset)
제작사 : Castle Rock Entertainment / 배급사 : 에무필름즈
수입사 : 에무필름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