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폭력써클>은 상당히 스타일리쉬한 작품이다. 영화는 많이 거칠고 잔혹한 청춘이 넘쳐나고 있다. 이 영화가 표방하는대로 분명 청춘영화임에 틀림 없지만 감독이 바라보는 청춘은 잔혹하고 잔인하기만 하다. 이러한 점이 결국 기존의 한국에서 나온 청춘영화와 다른 점이라고 할 수 있다. 달리 비판적으로 평가하자면 조폭 영화의 공식을 10대 청춘 영화에 도입했다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 영화는 청춘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밝고 명랑한, 그리고 쾌활하기까지 한 청춘에 대한 모습이 없다. 더 정확하게 이야기하면 모든 이야기의 척도는 완벽한 폭력성에 물들어 있는 10대들의 모습을 여과 없이 보여주고 있는 작품이다. 결국 이 영화가 이야기 하고 싶어하는 것은 10대들의 이런 폭력성과 잔혹함이 어디에서 기인되었는가 하는 문제이다. 감독은 10대들의 폭력성이 결국 남자라는 동물이 가지게 되는 본능에서 비롯되었다고 생각하는 듯 하다. 영화속에서 보여주는 폭력의 시작은 평범하기만 한 고등학생 상호(정경호)의 비극에서 시작된다. 모범생이기만 한 상호는 축구써클 "타이거"를 만들지만 우연히 벌어진 패 싸움이 자신의 인생에 중대한 전환점을 주게 되고, 축구써클 "타이거"는 불량써클로 낙인 찍히게 된다.
영화 <폭력써클>은 남자들의 우정과 믿음이 결국 서로를 지켜주는 폭력적인 요소에서 시작된다는 것을 여러차례 암시해주는 장면이 많이 있다. 결국 영화는 10대들의 폭력성이 사회적 요인보다는 남성 자체에 내제하고 있는 본능에서 나온다고 보는 것이다. 이러한 시각은 결국 남자의 우정에 대한 근원적인 시각이 폭력에 맞추어져 있는 모습을 보여준다.
영화는 상당히 독특한 시선을 유지하고 있지만 너무 단선적인 느낌이 드는 것 역시 사실이다. 그리고 이런 단선적인 느낌이 간혹 극적 흐름을 방해할 때도 있다. 그렇지만 영화가 전해주는 단선적인 느낌이 영화의 주제를 명확하게 떠 올려주는 것 역시 사실이기도 하다. 그리고 주연들의 연기 역시 상당히 안정적이라고 평가할만 하다. 그뿐만 아니라 상당히 스타일리쉬하게 진행되는 영화에서 실험적인면 까지 함께 느낄 수 있다.
다만 과연 관객들에게 이런 남성들의 우정이 과연 얼마만큼 먹힐 수 있을지 그 가능성에 대해서는 조금 회의적인 느낌이 든다. 수 많은 요소들중에 폭력적인면에 맞추어 놓은 청춘의 지나친 단편적인 모습 역시 쉽게 공감할 수 없는 작품적 설정이기도 하다. 그리고 조폭의 이야기를 10대 청춘물에 적용 시켰다는 비판을 받을 소지 역시 있다.
어떤 평가를 받든 상당히 독특한 청춘 영화임에는 틀림 없을 것 같다.
P.S 영상이 스타일리쉬하며 배우들의 연기도 끝내주고 작품적으로도 완성도가 높은 청춘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