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Time)>
지우(하정우 역)는 그녀의 연인 세희(박지연 역)를 자주가던 카페에서 기다리고 있다. 주문한 커피를 가져다 준 여종업원에게 관심을 보이는데... 그의 연인 세희는 그것조차 용납하지 못하고 화를 내 버린다. 2년동안 한결같은 자신의 모습이 지겨워지지 않았냐고 묻는 그녀... 엉뚱한 질문과 행동들을 하는 그녀의 모습에 지우는 당황하기 시작한다.
그날이후.. 한마디 말도 없이 세희가 사라졌다. 그녀의 친구들에게 조차 한마디 남김없이 떠나버린 그녀... 그녀는 어디로 간 것일까..
영화 <시간>은 김기덕 감독의 국내 개봉작으로는 마지막 작품이다.(사실 <시간>도 원래는 국내 개봉을 안하려 하였지만 뭐 어떻게 하다보니.. 개봉하더라;;;) 시사적이고 사회비판적으며 은유적이면서도 직설적인... 그리고 자극적인... 그의 영화를 꽤 좋아하는 편이다. <파란대문>과 <섬>을 시작으로 <나쁜남자>, <해안선>, <사마리아>까지... 그의 영화들은 언제나 우리의 사회와 인간의 내면에 대해 연구하고 표현하는것 같았다.
그래서 이번 <시간>이란 작품에도 꽤 많은 기대를 가지고 영화에 임하였다.
<시간>은 사랑과 기억, 그리고 성형수술을 소재로 하고 있는 영화이다. 자신의 연인이 자신의 외모에 지겨움을 느끼기에 다른 여자에게 눈을 돌린다고 믿고 있는 한 여자. 그래서 결국 그녀는 성형수술을 결심하게 된다. 하지만 영화의 제목이 <시간>이란 것에서 우린 한가지를 알 수 있다. 그녀가 단순히 외모를 바꾸려 성형수술을 하려 하였던게 아니라 그와 그녀가 만들었던 추억과 기억들.. 그들이 함께 했던 '시간'을 지우려 성형수술을 한 것이라는걸. 이러한 모습들은 영화내내 장면장면과 대사들로 보여준다(그녀가 사진을 밟으며 걸어가는 모습이나 그와 자주갔던 섬으로 가는 모습들)
그리고 이야기를 진행해 가면서 계속해서 영화는 '시간'이란 존재의 절대성을 이야기 하려고 하였던 것 같다.
그녀의 연인 지우... 그는 갑자기 사라진 세희로 인해 괴로워한다. 그녀를 찾으러 그녀의 집도.. 그녀의 친구도.. 그녀와 함께 갔던 추억의 장소도 가보지만 그녀를 찾을수 없다. 하지만 괴로움도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점점 익숙해지고 만성이되어 간다. 그리고 어느덧 그녀를 그리워하고 그녀를 기억하려 노력하는 것에 설레임과 기대감은 있지만 그것이 '사랑'이 되지 못하고 '사랑' 주위만 맴돌기만 하는데...
이것이 '시간'인 것이다.
시간은 현재의 모든 것들을 과거로 만들어 버리는 힘이 있으며 그것은 우리가 믿어왔던 '사랑' 조차도 피해갈 수 없는 진리이다. 영화는 이것을 이야기할뿐 가르치려 하지 않는다.(강제로 주입시켜려 하는 것을 뭐라고 하던데... 용어가 생각이 안나는군요 ㅜㅜ;; 역시.. 책을 읽어야;;)
하지만 뭐랄까...
대사들이 너무 상투적이거나 상황에 어울리지 않는 의외적인 대사들이 많아서 조금은 당혹스럽고 상황 속에 의미가 묻어가지 못하고 그러한 대사들로 인해 툭툭 튀는 느낌이 들어 보는동안 조금은 껄끄러웠다.
결론적으론 제가 느낀 영화의 의미나 시간이란 주제를 바탕으로 그것을 '성형'과 '사랑'을 통해 잘 이야기 하였던 것 같지만 내용적인 부분이 대사들 때문에 매끄럽지 못하고 성형외과가 나오는 부분에서 뭔가 따로 노는 듯한 느낌 등... 영화의 주제와 내용적인 부분에서는 만족스럽지만 영화를 구성하고 있는 드라마적 요소와 장면, 편집 등 나머지 부분에 있어서는 김감독의 이전 작품들에 비해서는 기대이하의 작품이었다.
하지만 많은 가능성을 가진 감독이고 작가주의적 감독으로써 많이 좋아했던 감독인데... 아쉽군요;; 이게 마지막이라니...
p.s 배우들의 연기력도 괜찮다고 보는데... 보신분들 생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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