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자 포털 뉴스에 우리가 기억하는 한 최고의 천하장사,
이만기씨가 씨름협회로부터 제명당했다는 기사가 떴다.
정말 최홍만 이태현이 씨름계를 떠날 만하다는 말이 나온다.
씨름협회는 웃음거리이고 씨름의 인기는 더욱 회복하기 힘들겠지만,
씨름하는 어떤 소년에 관한 이 이야기는 웃음거리가 아닌 웃음 그 자체이고,
인기폭발이 아닌 잔잔한 호감이며, 씨름이 정말 멋진 운동이라는 점을 보여준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 이야기는 자신의 삶을 긍정하는 용기있는 자들에게 바치는 선물이다.
지독한 아이러니로 가득한 세상살이를 견디는 우리.
우리들에게는 그것을 견디는 삶 그 자체가 뒤집기가 되는 것이다.
어쩌면 시간이 지나버릴 수도 있다.
자기 살의 무게로 승패를 판가름하는 게 더 현실적일 수도 있다.
하지면 영화속 아버지를 던져버리는 판타지 같은 현실의 뒤집기는, 온다. 꼭 오고야만다.
동구가 온몸으로 보여주듯이, 심장이 쿵쾅되는, 행복한 순간이 있기에 우리는 자신을 믿는다.
그러기에 누구보다 자기를 사랑하는 동구처럼, 묵묵히 자기의 길을 갈 수 있는 것이다.
시종일관 빼어난 연기를 보여주는 배우들의 힘은, 무엇보다 거품이 없어 좋다.
이름값있는 배우들의 매너리즘과는 다른 그들의 진정성이 돋보이는 연기는 영화를 보는 즐거움이었다.
조역들도 곳곳에서 한 순간씩 빛나는 매력을 발한다. 다들 한건씩 한다는 느낌이 화려하기까지 하다.
적절한 캐스팅과 있어야할 자리에서 제 기능을 충실히 하는 배우들. 이들이 보여주는 튼실한 이야기.
안다리, 밖다리, 잡치기, 들배지기, 호미걸이, 그리고 뒤집기. 이 영화는 멋진 우리의 씨름기술 같은 승부다.
이제 더이상 키락, 암바, 기무라, 리얼 네이키드 초크는 사절.
이 진정한 한국형 웰메이드 코미디영화처럼 씨름계도 없는 모래 자꾸 삽질만 하지 않길..
그렇게 포털 뉴스를 보며 바랐다.
천하장사 마돈나, 영화를 보고 나서 더 많이 생각하게 되는 작품. 웃음과 심각함이 모두 그렇다.
참으로 어려운 주제를 에둘리지 않고 정곡으로 풀어가는 뚝심과
과장되지 않은, 타이밍 좋은 대사에 의한 웃음은 자꾸만 흐뭇해진다.
동구의 진심이 올곧이 전해진 나머지 마지막 동구의 공연이 끝나도 영화는 끝난 것 같지 않다.
같이 춤출 시간이다.
처녀처럼?
마돈나처럼?
아니 동구처럼.
그렇다. 소년은 결코 울지 않고, 멋진 여자가 되어 춤을 춘다.
같이 노래하고 춤출수밖에.
take care
ale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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