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캐나다 영화였던가 ‘큐브’라는 영화를 본적이 있다 이제까지 내가 보아온 영화중에서 가장 독특하고 가장 머리를 많이 굴려야 하는 영화가 아닌 듯 쉽다 그때의 느낌이란 총 한방이 갑자기 나의 머릿속을 관통하다가 다시한번 나의 뒷덜미를 잡아 끌어 한방을 더 먹였다 해야 할까… 아무튼 나의 두뇌는 물론 온 몸 까지도 전율적으로 만들게 영화였다 나의 아이큐는 얼마나 될까도 생각해 볼 수 있는 영화가 되기도 했고… 그런데 그런 유사한 느낌의 영화가 또 한편 개봉되서 나의 눈과 귀를 마구 의심하게 만들어 놓고 있다 오직 앞뒤 전후 좌우를 잘 살펴봐야 모든 문제의 퍼즐을 풀 수 있는 영화 메멘토가 바로 그것이다
기억하라… 기억하라… 기억하라… 이 영화의 전체적인 내용을 단 한줄로 매김하는 단어일 듯 하다 처음 이 영화를 접한 것이 지난 부천영화제 였으니까 상당시간 흘렀다 그런후에 메멘토 홈페이지에서의 시사회를 보고 어제까지 무려 3번의 총합해서 6시간을 투자해서 이 영화에 몰입했다 첨에 이 영화를 봤을때는 정말 어리벙벙했다 도대체 뭘 말하려고 했단 말인가… 내가 왜 지금 여기 않아서 이런 영화따위에 흥미를 가지고 관심을 가지고 있어야하지… 하는 등의 영화에 대한 반감까지 가지게 되었다 그리고 두번째 시간을 난 또 이 영화에 투자를 해야 했다 왜냐하면 그때 한참 TV아 각종 영화매스컴에서는 신선한 영화, 새로운 영화라고 하면서 영화평론가들이며 매니아들이 정말 훌륭한 영화라는 칭찬이 자자했기 때문이다 그때는 영화평론가 3분이 오셔서 영화에 대한 궁금증과 의문점들을 잘 설명해줘서 그나마 조금 이해는 갔지만 여전히 미궁속으로 자꾸만 나를 끌고 들어가는 이상야릇한 느낌을 갖게 만들었다 그리고 어제 난 또 이 영화에 대해 한번더 투자를 해야 했다 나의 머리의 한계를 시험하기 위해서 였다 그런데 아니나 다를까 3번 본 나의 기억속에 그전에 봤던 이 영화의 영상은 온데 간데 없이 전혀 새로운 느낌의 영화 한편이 자리매김하고 있었다 정말이지 이상야릇한 느낌을 가지지 않을 수 없었다 일반적인 영화라면 2번정도 까지 아니 3번을 봤다하면 그 장면이라던지 주인공의 말하나하나를 다 꼼꼼히 어디서 어떤 대사를 하겠구나 또는 다음은 어떻게 되겠구나 하는 생각 따위를 할텐데 이 영화는 그런 기억따위를 완전 무시하는 처사로 또봐봐라 더 새롭지 하는 엉뚱한 환상만을 제시하고 있었다 그런게 이 영화의 매력이 되는 거였을까? 아무튼 난 또 이 영화의 처음부터 끝까지를 아주 꼼꼼히 그리고 자세히 들여다봤다 그런 시간을 투자한 결과 이 영화에서 말하는 건 오직 한가지 서두에서 말한봐와 같이 ‘기억하라… 기억하라… 기억하라…’ 라는 말과 같이 온통 기억해야 이 영화의 완전한 실체를 파고 들을 수 있겠금 만들어 놨다 시종일관 우리의 기억을 송두리체 뽑아들고는 지금부터 내가 하는 애기는 이런이런 애기야 라는 방식도 무시한채 그저 화면만을 그 자신이 하는 행동따위만을 보여준다 결국 거기서 우리가 바라는 걸 모두 찾으라는 식의 숫자 퍼즐 같은 느낌의 영화…
흑백과 칼라의 절묘한 조화와 함께 그 속에서 우리가 바라는 어떤 의문점들을 그냥 넘겨 주지 않고 꼭 사건의 단서 하나만을 기억해야 그 답을 올바르게 찾을 수 있는 영화 메멘토 이 영화의 편집에 대단한 박수를 보낸다 아울러 나에게 새로운 교훈을 준것도… 영화를 보기 위해선 단순히 즐기고 감동을 주는 영화도 있지만 이처럼 좀 생각해야 하고 머리를 섞여야 그 진실이 뒤에 살며시 들어난다는 것을 새삼 깨우쳐야 한다는 것을…
아직 안보신 분들이 있으면 정말 추천하고 싶다 이 영화를 보기 위해선 말을 하면 안되지만 칼라는 역순으로 맞추면 되고 흑백은 순서대로 보면 이 영화의 모든 답은 풀리게 되어있다 칼라의 한 장면 한 장면 끊어질때 마다 보면 그 뒤에 반드시 그 전 화면이 연속적으로 따라 붙으니까 이 점에 유의해 보면 이 영화가 한층 이해되기가 쉽고 알아보기 쉬울 것이다 그리고 이 영화의 최대의 단서들은 ‘기억은 배반이다’, ‘절대 믿지 마라’, ‘눈을 감고 있어도 세상은 존재한다’ 이다 이 세가지 단서들을 유념해 둔다면 한결 쉬운 영화를 접하게 될 것이다
만약 이 영화가 이처럼 편집순서를 막 뒤죽박죽 해놓지 않고 그냥 순서대로 해 놨다면 과연 흥미로웠을까? 그건 아니었을 것이다 이 영화가 바라는 것은 그냥 단순히 즐기고 감동시키는 걸 뛰어넘어 영화보는 맛을 헤아려보는 것에 주안점을 둔 것 같다 퍼즐식으로 되있으니까 한번 맞처보고 서로 누가 맞았나 애기도 해보고 머리를 잠시나마 굴려보려는 의도… 이 영화의 가장 큰 키 포인트가 아닌가 한다 잠시나마 쉬었던 자신의 지능은 어떤지 한번 시험해 보기 바란다 올해 개봉된 영화 중 가장 흥미로운 영화가 아닐 수 없다 이 영화에 무한한 박수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