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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 사람과의 관계-상처를 치유하는 힘 케이-펙스
siaawase 2006-08-14 오후 11:04:46 1108   [2]

 

사람과 사람과의 관계

 

상처를 치유하는 힘

 

처음엔 단순히 외계인이라는 착각에 빠져있는 한 정신병자의 이야기인 줄 알았다.

하지만 사실 '정신병자'라는 사회에서의 타자를 통해 사람과 사람사이의 관계, 상처를 치유하는 힘에 대해 말하고 싶은 영화였다.

 

조금 다른 생각이나 경험, 의견을 가지고 있다는 이유로

타자로 분류하고 세상에서 격리시키며 약물을 통해 신체와 정신을 억제시키는 정신병원.

그 안의 환자들에게 필요한 건 약물이나 형식적인 상담이 아닌 이해이다. 프롯은 개개인마다 내재한 '자기 치유 능력'을 강변하면서 나름대로 환자들을 돌본다. 누군가와 대화를 나누고 누군가에게 충고를 하고 누군가의 삶에 개입하면서 서로 의지가 되고 서로를 치유해주는 삶을 살아가는 것이다.

 

초반에 프롯은 자신이 떠나온 별, 케이-펙스의 이야기를 하면서 지구의 여러가지 것들에 대해 거부반응을 일으킨다. 생명을 잉태하는 성행위나 출산 등을 고통스러운 행위라 모두 꺼린다고 말하고, 가족관계는 필요없이 개인만 존재한다고 한다. 그렇기에 케이-펙스에서는 지구에서 일어나는 문제점, 폭력, 범죄등이 없다고 ...

 

 

하지만 후반에 케이-펙스로 떠나기 전에 그는 지구에서 겪은 사람들 사이의 '관계'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다. 이 행성이 유지될 수 있었던 건 '관계' 때문이라는 프롯의 말은 그가 정신병원에서 환자들과 가진 관계를 통해 환자들뿐만 아니라 프롯 자신또한 변화와 치유를 얻었다는 의미인 듯하다.

 

최면치료에서도 로버트가 여자와 아이를 낳고 사는 것에도 불만을 표시하는 프롯은 케이-펙스와 같은 개인적이고 자유로운 생활이 옳기에 가족에게 묶여 도살업을 해야 하는 로버트를 불행하게 여긴다.

그가 케이-펙스의 삶이 개인적이라고 주장한 건 어쩌면 로버트가 살인을 하고 강물에 빠지게 된 불행은 모두 가족때문이라고 여기기 때문인 것 같다. 케이-펙스와 같은 개인적인 사회라면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소를 잡을 일도, 아내와 딸의 복수를 위해 사람을 죽이는 일도 없을테니까...

 

하지만 마크의 가족을 보게 되고,

마크 아들의 이야기를 듣고

무엇보다 정신병원의 환자들과 진짜 가족은 아니지만, 서로를 가족처럼 이해하고 격려해주는 생활을 통해

프롯은 가족이라는, '관계'를 맺는 삶의 중요성을 깨닫는다.

 

그리고 프롯과 관계를 맺은 사람들도,

 

그렇기에 환자들은 베티에게 인생의 축복을 빌어주고

마크는 오랜만에 만난 아들을 반갑게 맞아주며

아직 깨어나지 못한 프롯을 보살펴주는 것이다.

 

어찌보면 뻔한 미국식 가족주의를 주장한 영화이다.

그러나 그 가족이 단순한 일반적 가족이 아닌

정신병원의 환자들이라는 변형된 가족이라는 점에서 끌림이 있다.

요사이 확산되고 있는 대안가족을 중시하는 입장과도 왠지 비슷한 것 같기도 하다.

 

가끔은 가족이라는 게, 관계라는 게 거추장스럽고 짐이 된다고 느껴질 때가 있다. 그 끈에 얽매이지 않았다면 훨씬 더 자유롭게 날 수 있을텐데...

하지만 연이 자유롭게 하늘을 날 수 있는 건 다시 돌아올 수 있기 때문이듯

가족이라는 건, 관계라는 건 삶을 지탱해주는 튼튼한 실과 같은 것 같다.

힘이 들 때 잡아주고, 등을 토닥여주는 든든한 손처럼...

 


 

프롯이 외계인인지 아닌지는 아직도 잘 모르겠다.

그를 외계인이라고 믿고 싶기도 하고

그게 아니라 로버트가 사고 이후 정신이상을 일으킨 것이라고 믿고 싶기도 하다.

 

그가 외계인이든 아니든...

 

그가 알려준 관계의 소중함은

가슴에 따뜻하게 와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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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펙스(2001, K-Pax)
제작사 : Lawrence Gordon Productions, InterMedia Film Equities Ltd. / 배급사 : (주)시네마 서비스
공식홈페이지 : http://www.k-pax.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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