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시사회에 당첨되어 보러 간 영화 유실물! 단순한 공포영화가 아닌 종합선물세트였다.
1. 유실물은 공포 영화이다.
초반에 나오는 '돌려줘..' 라는 귀신의 지직거리는 음성과 지저분한 검은 손으로 사람을 확 잡아끌어 사라져 버리는 모습, 갑자기 출몰하는 귀신 등 공포영화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2. 유실물은 SF 영화이다.
귀신의 모습을 잘 보면 지구인이 아니다. 우리가 화성인이라고 영화에서 봤던 그 눈 크고 코는 없는, 두상만 큰 얼굴을 귀신은 지니고 있다.
3. 유실물은 휴먼 영화이다.
극중 여주인공과 그의 여자친구는 사실 왕따같은 설정으로 나온다. 그런데 두 사람은 서로의 속내를 드러내면서 갑자기 진정한(?) 친구로 거듭난다.
4. 유실물은 어드벤쳐 영화이다.
터널 안에서 우연히 발견된 거대한 종유석 동굴(그것도 도시 중간에 있는 기막힌! 설정)을 주인공은 더듬어 간다. 푸른색의 괴기한 배경이 압권인 이 영화는 순간 자신이 공포물을 보고 있다는 생각을 지워버리게만든다.
5. 유실물은 코믹 영화이다.
승무원과 주인공 그리고 한쪽 눈이 보이지 않는 의문의 여자 셋이서 열차를 타고 귀신의 비밀을 풀러 간다. 사고 지점에 도착했을 때 의문의 여자는 승무원에게 그곳에 남으라고 한다. 이유인 즉슨, "열차를 운전할 줄 아는 사람은 당신 뿐이잖아요." 그 심각한 분위기에서 관객들 박장대소를 했다.
6. 유실물은 악마주의 영화이다.
오멘에서 신부가 아프리카에서 발견한 악마조각상이 기억나는가? 그 문양이 종유석 동굴에 새겨져 있었다. 아마도 악마숭배지에 주인공은 들어간 듯 싶었다. 순간 영화의 본래 목적이 무엇일까 하는 깊은 혼란에 빠져 들었다.
7. 유실물은 호러 영화이다.
끝에 수 백의 시체들이 기어서 주인공 무리를 쫓아온다. 그야말로 좀비가 따로없다. 속이 니글니글해진다.
8. 끝으로 유실물은 종합선물세트 영화이다.
하도 많은 장르가 섞여 있어서 감독이 전달하려는 바를 정확히 모르겠다.
어쨌든 관객들이 끝날 때 박수를 쳐 주었다. 공포물로 시작해서 어이없게 폭소로 끝내주어서 였는지도 모른다. 유실물이 예매 2위라는데 엉뚱한 것을 좋아하는 관객이라면 추천해 주고 싶다.
10점 만점에 6점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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