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무죄 무전유죄"
아 좋아 좋아 메시지는 좋은데..물론 이 메시지는 진부하지 옛날부터 많은 영화들이 우려먹은 이야기니까. 그러나 내 비판의 근거는 진부하다는 사실에 머물지 않아. 오히려 진부하다는건 상당한 보편성을 가지고 있다는 뜻이고 시대정신을 반영하고 있을 수 있다는 얘기일 수 있지. 진부한 메시지를 가지고도 얼마든지 명작이 탄생할 수 있지. 미야자키 하야오 보면 알 수 있어. 물론 나같은 경우는 그 메시지가 도덕적이거나 선을 추구한다거나 하는 사실은 별로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고 작품의 독창성을 많이 보는 편이기 때문에 이 홀리데이라는 영화는 시작부터 맘에 들지 않는 편이었지. 그러나 사람의 취향은 모두 다른 것이고 내가 쓰는 이 글도 나름의 보편성을 가지고 있어야 하기에, 처음에도 말했듯이 진부한건 문제 삼지 않기로 한거야.
그러나 이 영화는 진부한데다가 메시지 전달력이 너무 떨어진다는게 문제지. 아니 그 간단한 메시지를 왜 그렇게 엉성한 방식으로 전달하는거야 도대체...마치 가사 전달력이 허접한 랩퍼를 보는것 같단 말이지. 극중에 대철인지 뭔지하는 형씨의 캐릭터의 갑작스런 변화는 설득력이 완전 떨어지고 말이야. 완전 나쁜놈이었다가 나중에는 완전 의리파 싸나이로 변신하드만. 최민수 아저씨는 정말 실망이야. 코미디 연기가 잘 어울리신다고 생각은 했었지만, 이번 영화에서조차 코미디를 할 줄은 나도 예상 못했지 뭐. 그리고 가정집에 쳐들어가서 아저씨 아줌마랑 오래된 친구들처럼 잘 어울려 논다거나. 영화 막판에 부잣집에 쳐들어가서 식구들하고 다정하게 지내는 모습은 정말 설득력이 없단 말이야..진짜 미치겠다. 그 상황에서 과일깎아주고 쳐먹게 생겼냐고. 심장병 걸린 아줌마는 도대체 왜 집어 넣은거야,,도대체 뭐냐 진짜. 애하고 칼싸움하면서 놀아주는 키다리는 또 뭐며 마지막 소원이 죽도록 초코파이를 먹고싶다는 비장한 표현은 도대체 누구 머리속에서 나온 대사냐고. 스스로 칼을 제 목에 갖다대는 소녀의 성숙함과 자애심에는 고개가 숙여지지만, 전혀 그 소녀의 감정에 몰입이 안된단 말이야 나로서는. 그 상황에서 그렇게 침착하게 이타적으로 행동할 수 있는거야? 그 인질소녀와 민석인지 뭔지 걔 젊은 녀석의 유대관계가 그 짧은시간에 그렇게 강력해졌었던거야? 윽 나로서는 받아들이기 힘들어........
그리고 말이지 관객을 바보로 아는것인가? 왜 별 의미 없어 보이는 씬을 너저분하게 집어넣어 대는거야? 개구리씬 그거말이지 뭐냐고 도대체??? 무슨 메시지인거야? 그거 보면서 관객이 감동을 느낄거라고 생각한거야? 그래 난 열라 무식해서 그 장면 보고 도대체 무슨 뜻인지 알 수가 없었다. 무슨뜻이야 양윤호 감독 밝혀달라고...그냥 왠지 이유없이 멋있을것 같아서 종이로 접은 개구리 톡톡 튀기는 장면을 집어넣었다면 이건 정말 용서가 안되는 거란말이지. 또 대철이랑 광팔이랑 홍콩 갈려다 경찰에 꼬지름 당해서 결국 둘다 최후를 맞게 되는 씬도 상당히 오래 끌더구만. 그렇게 쓸데없는 씬을 많이 넣고 또 한 씬을 오래오래오래오래 끄니까 영화가 무지하게 길어졌잖아. 지루하잖아. 일단 감동적인 씬이라고 판단되면 무조건 오래 끌고보는게 당신의 좌우명인거야 뭐야? 게다가 그 씬이 별로 감동적이지 않아서 더 문제지만...
이 감독이 만든 바람의 파이터는 꽤 재미있게 봣엇는데 왜 그런고 생각해보니 그 영화엔 대사가 별로 없엇어. 양윤호 감독은 앞으로 대사 적은 영화들 많이 만드는게 본인한테도 좋을것같애. 대사들을 듣고 있자니, 극에 몰입이 전혀 안된단 말이야.
그리고 이건 결정타다. 감독님 이 홀리데이라는 영화에 당신의 진심이 담긴거 맞습니까? 정말 끓어오르는 열정을 가지고 만든거 맞냐고? 강한자만을 위한 법에 대한 분노를 가지고 만든 영화 맞는거야? 내가 보기엔 아니야. 당신이 별로 똑똑하지 않다는건 영화보면서 절실히 느꼇지만 ...그게 영화 만드는데 크게 장애가 되는건 아니야. 진심이 담기면 되는거지. 류승완 감독의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를 봐라. 그다지 인텔리한 영화는 아니지만, 난 그영화 보면서 감독의 열정과 진심어린 메시지를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이 홀리데이는 전혀 안그래. 감독이 진심이라면 내가 못 느꼇을리가 없다. 정말 진심으로 유전무죄 무전유죄라는 주제의식을 표출하고 싶었다면 결코 그런 어설픈 플롯이 될리가 없다. 왜냐하면 끊임없이 심사숙고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 장면을 관객은 어떻게 받아들일것인가? 이 장면의 시간은 어느 정도로 하는게 좋을까? 이 대사는 넣을까? 뺄까? 뭔가 작위적인 최루성 스토리는 아닌것인지 끊임없이 고뇌하게 될 것이다. 내 판단으로는, 양윤호 감독은 상업적으로 잘 먹힐만한 코드를 골랐을 뿐인거 같애.
아 뭐냐 도대체...강우석을 떠오르게 만드는 이 비참한 영화의 완성도는 도대체 뭐란 말인가. 감독님 영화에 진심을 담아주시오. 그리고 좀 꼼꼼하게 만드시오.
마지막으로 해주고 싶은 말은, 쇼생크탈출를 계속 돌려보면서 그 작품의 연출을 좀 배워보라는 것이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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