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의 운명에 맞선 마지막 이야기.
웬디는 학교동창들과의 졸업기념으로 놀이공원에 간다.
그곳에서 웬디는 롤러코스터를 타려던 순간에 롤러코스터가
탈선해 자신을 비롯한 친구들이 모두 죽는 끔찍한 장면을
보게된다. 이에 위험을 느낀 웬디는 난리를 치고 그로인해
웬디를 포함한 7명이 같이 내리게 된다. 그 후 얼마뒤 같이 내린
친구들이 죽음을 맞게되고 웬디는 자신이 찍은 친구들의 사진에서
죽음의 그림자를 느끼게 되는데...
개인적으로 정말 좋아하는 호러시리즈다. 웬만해선 호러, 공포물을
별로 안좋아하는데 이 영화는 1편부터 나를 강하게 사로잡았다.
우선은 죽음의 법칙이라는 기발한 상상력과 각각 죽음을 맞게되는
방법이 굉장히 놀라울 만큼 창의적이었다. 그럼으로 인해서 느끼게
되는 놓을 수 없는 긴장감이 굉장히 매력적인 영화다.
원래 원제가 본편부터 <파이널 데스티네이션>이었으나 국내에서
1편과 2편은 파이널을 뺀 <데스티네이션>으로만 개봉이되었고,
이번엔 마지막이라 파이널을 붙여 개봉되었다. 하지만 원제는
1, 2, 3이라는 시리즈 숫자만 붙었으니 마지막이 될른지는
모르는 일이다.
3편은 1편의 감독이었던 제임스 웡이 다시 메가폰을 잡았다.
2편을 보고 뭔가 마음에 안들었던 것일까? 아니면 좀 더 할 얘기가
남았던 것일까. 1편을 찍고 잠시 이연걸과 함께 <더 원>을 찍어서
<매트릭스>의 아성에 도전했으나 별로 재미를 보지 못하고
다시 <데스티네이션>으로 돌아와 좀 더 충격적인 시리즈를
만들어내려고 했다.
3편은 전작들에 비해 잔인함의 강도가 높아졌다. 뭐 물론 전편들의
하드고어성도 굉장했으나 3편은 좀 더 업그레이드 되었다. 게다가
죽음의 암시에 괴기스러운 분위기의 영상을 삽입함으로써 음산한
분위기를 높여주었다. 물론 이런 하드고어성도 <데스티네이션>의
포인트에 속하지만, 이보다 더 재밌는 포인트는 등장인물들이
죽음을 맞는 과정이다. 영화 내내 과연 어떻게 죽을지 생각하는
관객들의 허의 허를 찌르는 방법으로 등장인물들이 죽는다.
(이 영화를 보면서 내가 지금 등장인물들의 죽음을 기다리고
있다는 생각이 참 오묘했다.) 아마 제작진들은 이 죽음의 과정을
짜내느라고 머리맞대고 몇날을 생각했을듯하다.
3편이 2편과 다른 점은 2편에선 죽음의 운명을 원천적으로 막으려
했지만 3편은 단지 그냥 자신의 죽음의 운명만을 피하려 했다는
점이다. 이는 같은 감독이 연출을 맡은 1편과 동일하다. 그리고
3편에서 나왔던 주인공들이 겪었던 과거의 상황들은 2편에 대한
내용은 없고 1편에 대한 내용만을 언급한 점으로 보아 감독은
2편의 내용이 자신이 만들어낸 죽음의 법칙에 맞지 않는다고
본듯하다. 그렇기에 2편이 공식적으로 개봉이 되었기에 3편으로
제목을 지었지 사실상 2편이나 다름 없다는 것이다.
시리즈의 속설 중 하나가 바로 '본편보다 나은 속편'없다이다.
이 속설은 거의 기정사실로 받아들일만큼 많은 증거들이 있다.
<데스티네이션>또한 이 속설을 사실로 만드는 증거중 하나다.
1편은 소재의 신선함과 연출의 기발함이 주목을 받아 상당히
성공했지만 2편부터는 그런 소재의 신선함이 사라져 슬슬 소재의
약발이 다 된듯하다. 3편도 역시 그것을 이겨내기엔 역부족이었다.
개인적으로 정말 좋아하는 호러물 <데스티네이션>시리즈는
3편이 사실상 마지막인듯하다. 더이상의 속편은 다떨어진 소재의
약발로 보았을때 무의미하다. 그저 말초적인 자극만을 하는
그저그런 공포영화가 될 뿐이다. 하지만 좀 더 강력한 소재를 들고
나온다면 대환영이다. 앞으로 이런 기발한 소재의 호러물이 많이
나왔으면 하는 바램이다. 맨날 갑작스런 등장으로 깜짝깜짝
놀래키기만 하는 그런 귀신들 말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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