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신작 <뮌헨>이 개봉을 앞두고 있다. 이 영화는 1972년 발생한 뮌헨 올림픽 테러 이후에 펼쳐지는 잔혹한 복수극을 다루고 있는 영화이다. 북미 개봉후 평론가들의 엇갈린 찬사와 비난이 있을정도로 영화자체의 주제가 상당히 정치적이고 무거운것이 사실이다.
1972년 이스라엘 선수들을 향한 끔직한 테러후 이스라엘 비밀조직은 테러단을 끝까지 추적하여 암살하게 된다. 이러한 암살 과정에서 비밀 조직원들의 인간적인 고뇌와 아픔등을 심도 있게 다루고 있는 영화가 바로 <뮌헨>이라고 할 수 있다. 사실 이 영화가 중립적인 입장을 지키는 것은 무척 어려운 일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영화를 감독한 스티븐 스필버그 역시도 유대인이며 친 이스라엘계 미국인이라고 할 수 있기때문이다. 하지만 막상 뚜겅을 열어본 영화 <뮌헨>은 이스라엘에게도 테러단체인 아랍계에게도 각각의 면죄부를 주지 않고 상당히 균형잡힌 시선을 유지하고 있다. 이렇게 균형잡힌 시선은 오히려 북미에 거주하고 있는 유대인들에게 상당히 불쾌했던것 같다. 뮌헨의 개봉후 찬사와 비난의 말이 엇갈리는것을 보면 얼마나 유대인들과 아랍인들의 반목이 심한지 미루어 짐작할 수 있을정도이다.
대부분 <뮌헨>이 개봉하기전 영화속 선악이 명확할것이란 예상이 많았다. 하지만 영화는 어느쪽도 선이나 악으로 묘사하지 않는다. 이 영화속에 비쳐지는 유대인과 아랍인들은 각각의 고뇌와 아픔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다. 따라서 어느 누가 옳고 그런지 정확하게 판단 내릴수가 없는 경우가 많다. 영화 시나리오 자체가 자서전속의 이야기여서 모르지만 상당히 탄탄하게 구성되어져 있다. 이렇게 탄탄하게 구성되어진 시나리오는 영화를 관람하는 관객들에게 과연 어느쪽이 진실이고 옳은쪽인지 냉철하게 판단하는게 쉽지가 않다. 오히려 영화가 진행되면 될 수록 이러한 판단은 더욱더 힘들어지게 된다. 영화속에서 보여주는 메시지는 결국 복수라는것이 어떠한 의미도 정의도 아니다라는 결론에 도달하게 되면 이 영화속에서 전달할려는 메시지를 찾을 수 있을것이다.
영화 <뮌헨>이 궁극적으로 하고 싶었던 말은 바로 "용서"와 "화혜"라고 할 수 있다. 결국 어느쪽도 승자도 패자도 아닌 같은 패자가 되어가고 있는 유대인들과 아랍인들의 무차별적인 테러와 보복성 공격에 대한 준엄한 경고이자 메시지라고 할 수 있기때문이다. 상당히 무거운 내용을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은 심도있게 만들어내었다. 최근에 그가 연출한 작품이 실망스러운점이 많았다면 영화 <뮌헨>은 최소한 아직 그가 소멸되어가는 감독이 아니라 아직 에너지와 열정을 간직하고 있는 감독이란것을 이 영화를 통해서 확인할 수 있을것이다.
즐겁고 재미 있는 영화는 아니지만 최소한 제대로 만든 영화라는것에는 의문의 여지가 없다. 진지하고 무거운 영화를 좋아하는 관객들이라면, 특히나 정치적인것에 관심이 많은 영화팬들이라면 이 영화 <뮌헨>은 최대의 만족을 줄 수 있는 영화이다. 감독뿐만 아니라 각 연출진 역시 영화의 완성도를 높여주는 수준높은 연기를 선하고 있기때문이다. 올 2006년 최고의 화제작중에 한편인 <뮌헨>은 그 이름이 아깝지 않은 수준작으로 관객들을 찾아왔다.
P.S 보고나면 정말 생각을 많이하게 되는 영화입니다. 영화가 가지는 사회투영에 대한 확실한 가치를 보여주는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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뮌헨(2005, Munich)
제작사 : DreamWorks SKG, Universal Pictures, Amblin Entertainment / 배급사 : CJ 엔터테인먼트
수입사 : CJ 엔터테인먼트 /
공식홈페이지 : http://www.munich.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