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현실에서의 박경원이 '친일 의혹'이 있는 인사임은 확실히 해 두고 싶다. 일만 친선 비행을 했으니까. 그러나 그 의도는 모른다. (손기정씨는 일본을 위한 마라톤을 했음에도 불구, 나중에 모든 해명을 하였다. 그리하여 국민적 영웅으로 남아있다. 그러나 혹여 손기정씨가 마라톤 우승 직후 숨을 거두었고, 그의 의도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았다면 우리는 그를 친일 의혹이 있는 인사라고 손가락질하고 비판할텐가?) 이와 관련하여 당시의 역사적 자료가 충분하게 남아있지 않은 상황에서 박경원의 일만 친선 비행을 행위의 결과로만 판단하는 것은 상당히 어리석은 일이라고 생각한다. 고이즈미 외할아버지와의 염문설은 더더욱 그렇다. 마치 동방XX 빠순이들이 우리 오빠들과 루머가 난 여배우에게 집단 린치를 가하는 행동과 무엇이 다르단 말인가? 여기서 우리 나라 네티즌들의 잊을만 하면 다시 나타나는 마녀 사냥식 대응을 원치 않게 다시 확인할 수 있었다.
국사 교육을 제대로 받은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영화 자체를 정치적인 이데올로기를 가지고 판단하지 않는 영화 팬들이라면 충분히 <청연>은 역작의 반열에 들 수 있을만한 좋은 영화라고 생각한다. 이 영화는 15세 이상 관람가이다. 물론 초등학교 중학교에서 받는 역사 교육을 제대로 받았다면 친일 행위가 우리나라에게 얼마나 '한'으로 서려서 남아있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적어도 15세 이상이 되는 영화 관람객이라면 영화에서 보여주는 것이 현실에서 봤을 때 모두 사실은 아니라는 것도 충분히 알 수 있다. 국사 교육이 중요한 이유이다. 꿈을 이루려 노력할 수록 비난을 받아야 했던 당시의 시대적 상황, 이것을 너무나 제대로 그려낸 이 영화는 영화 자체의 전개가 매우 설득력 있게 그려지기 때문에 박경원에게 면죄부를 주는 것이 아닌가 하는 저급한 민족주의자들의 우려를 사고 있다. (즉, 영화 자체는 잘 만들었다는 것을 스스로 인정하고 있다.) 그러나 영화와 현실은 다른 법. 박경원이 정말 대놓고 친일을 했다면 우리는 모두 현실의 그녀를 비판할 준비가 되어 있다. 지금 청연 영화에 대해 올라오는 Bad 평을 보자면 죄다 영화 외적인 요소들을 가지고 영화 자체를 비판 & 수준 낮은 비난을 하고 있는데, 이것이 우리나라 관객들의 현실이 아니기를 바랄 뿐이다.
아울러 국사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한 자들은, 다른 사람들이 영화에서의 박경원을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일 것으로 우려하기 때문에 Bad 를 준다는 것이다. 하지만 국사 교육을 제대로 받은 진정한 영화 팬들에게 이미 영화는 영화 자체로 보는 여유가 있다. ^^
딱 제가 하고 싶은 말만 골라서 하셨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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