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간만에 글을 올리게 되네요.
어제 명보에 빅화이트 시사회를 다녀왔습니다. 제목에는 형사라고 써놨으면서 왜 딴 영화 얘기를 하냐하면,
한마디로 실망. 했기에, 올해들어 극장(..시사회;)에서 본 영화중 실망한것들이 꽤 많았거든요.
다른 감상평들 보다 보면.. '내가 뭔가 잘못된건가?' 싶기도 하고요.
그런데 이렇게 실망했던 영화들의 공통점은 처음부터 너무 많은 기대를 했었다. 인데.. 유일하게 형사 만이
기대가 아닌 걱정부터 앞선 마음에 영화를 봤고, 또 실망했었드랬지요.
개봉후 수많은 악평속에 선입견을 가지고 봤던 영화.... 그래서 더욱 아쉬웠던영화.
영화가 끝난후 몇일동안 신나게 악평만 해댔습니다. 절대 보지 말라고, 쓰레기라고 말이죠.
그런데 웃기게도, 그후로도 계속 머릿속에 형사의 장면이 남아 있더랍니다. 그 내용이 아니라 영상이 말이죠.
흡사 춤을추는 듯한 주인공들의 검무, 자극적으로 다가오는 빛과 어둠의 색체들.
색안경을 끼고 영화를 보고, 또 욕을 해댄것이 참으로 후회스럽더군요.
아무튼 이번에 재상영 하게 된것. 진심으로 기쁘기 서울역에 그지 없습니다.
이번엔 제대로 봐줄겁니다. 진부한 스토리가 아닌, 어설픈 사투리나 개그에 눈을 찌푸리기보단
아름다운 영상에, 배우들의 춤을추는듯한 몸짓과 연기에 집중하여, 그렇게 감상하렵니다.
아, 극장에서 같이 봤던 형님의 당시 감상평을 한번 올려볼께요.
수많은 사람들이 욕하던 그시절에도 형사를 옹호했었드랬지요...
수많은 강동원 팬들에게는 강동원의 매력을 충분히 전달하고도 남을 만한 영화였다. 흠칫흠칫 놀라던 아낙네들의 감탄사에 나도 모르게 질투의 불이 타오르기도 했었다..
한국의 스탠리 큐브릭이라고도 불릴만한 완벽주의자 이명세 감독.. 영화내내 감탄을 하지 않을수가 없었다.. 스타일리쉬한 그의 촬영 방법이야말로 대한민국 최강이다.. 그만큼 빛을 아름답게 만드는 감독을 여태 보지 못한거 같다..
영화끝나고 아우성을 치던 관객들을 이해못한건 아니지만.. 이 영화에 실망감 보다도 박수를 치고 싶은건 나뿐이었을까 ?..
무술이라곤 해본적도 없는 배우들을 데려다가 잘나간다는 홍콩 중국 무협활극보다 이 토록 아름답게 찍을수있었다는게 놀라울따름이다. 가장 한국적이면서 독특한 퓨전 사극을 만들어 냈다는게 기쁘기 그지없는 상황인데 말이다..
형사라는 이름이 제목인 만큼 범죄와 그 해결의 스토리 라인이 중심축이지만.. 조금은 불완전하여 싱숭생숭 허무하게 결론으로 가는게 조금은 아쉬울수도 있겠지만.. 그렇지만.. 이 아름다운 무협활극은 범인을 잡고 사건을 종결하는데 그 축을 두고 있지 않다..
남자같은 여자와 여자같은 남자의 사랑.. 범일 쫓는 형사와 형사에게 쫓기는 범인.. 이 묘한 대립관계에 있게된 절대로 이루어질수없는 사랑을 이야기하고 있는것이다..
강동원의 검무 장면에서 사람들이 왜 웃었는지 모르겠다.. 난 참 잘만들었다고 느끼던 장면이었는데 말이다..
음.. 이런 상황이다보니 이 영화 그 완성도에 비해 흥행에는 빨간불이 아닐까 싶다.. 외출보다 형사를 선택한 내가 잘못됐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 영화가 제발 제대로 평가받았으면 한다...
이 명세 감독님의 다음작품을 기대하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