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스러워서 웃기고 순진해서 웃긴다. 그런데
2시간이 좀 길게 느껴질만큼 중간 중간 늘어지는 부분이 있는 건 사실이다...
이 늘어짐이 잔잔해서라기 보다 흔히 많이 보아온 방법으로 풀려하는
지점들이 있어서다.
라라와 만택의 갈등이나 고민이 조금 다르게 풀 수 없었을까 아쉬운 것이
자연스레 이어가는 에피소드라기 보다 '감동'이나 '애틋함'을 주기 위해 궂이
넣은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이런 단점에도 불구하고
영화가 말하는 생각은 참으로 흔하지 않아 좋다.
한국이라는 조그만 나라에서 그렇게 가난하고 비루한 삶을 이어가는 농촌의 노총각들이
약자일지언정 착하게 살았다.
그런 이들이 우즈베키스탄이라는 더 가난한 나라에서 사기꾼이 되고 아내를 고르는
권력을 가진다. 이 역할의 전이가 얼마나 씁쓸하고 우스꽝스러운가....
그래서 영화는 웃기면서 가슴 한켠이 아릿하다.
여기서 끝나지 않고 먼 타국서 우스운 권력을 가진 이들은 그 착한 본성 때문에
사람 냄새 물씬 풍기며 우즈베키스탄의 약자들을 끌어안는다.
그래서 영화는 아릿한 가슴을 미소로 달래준다.
이런 좀 보기 싫은 현실을 담담하게 얘기하는 영화도 상업영화로 종종
만날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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