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을 쏙 빼놓을 정도로 슬프다는 이야기를 들은터라
눈물 흘릴 준비를 다 하고 봤지만
아쉽게도 눈물 조차 맺히지 않은건
내 감정이 메말라서일까
어찌되었든 영화는 잔잔한 멜로드라마로서
손색이 없을 정도로 내용이 재미있다
게다가 잃어버린 아내의 기억을 찾아주기 위해
자신들의 사랑 이야기를 읽어주는 구조적 특이함은
신선하기까지 하다
배우들의 연기 역시 흠 잡을데 없으며
영상 역시 아름다운 한 폭의 그림같다
사랑한다면 이들처럼...
이라는 말이 정확히 어울리는 영화로
신분의 차이로 헤어졌지만 7년만에 재회한
그들의 사랑이야기는 많은 관객들의 눈물을 훔치기엔
충분했을지 몰라도 내겐 역부족이었나보다
영화 속 주인공들의 매력은 빛이 났지만
내가 기대한것보다 슬프진 않았다
한 폭의 그림같다고 표현한 이 영화의 영상미는
굉장히 탁월한 편이다
특히 잊을 수 없는 장면은 여주인공 알리가 돌아왔을때
아침에 함께 보트를 타고 나간 강의 풍경이다
오리로 가득차 있는 호수를 천천히 노를 저으며
서로의 마음을 새삼 확인하는 장면은
정말 환상적이다 라고 표현할 수 밖에 없다
어릴 적 철없는 사랑이라고 어른들은 말했지만
그들은 진심으로 사랑했고 서로를 이해했다
남자 주인공 노아는 평생 그 자리에서
그녀만 바라보며 그녀만 사랑했다
언제나 한결같은 모습을 유지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지만
노아는 결국 해냈고 알리가 기억을 모두 잃어버린 순간에도
오로지 그녀 곁에 있어주었다
한날한시 세상을 떠나는 그들의 결말은
그들의 표정에서 베어나는 엷은 미소에서 볼 수 있듯이
해피엔딩이다
아련한 첫사랑의 추억,
잊고 싶어도 잊을 수 없는 사랑의 감동이
잔잔하게 번져오는 그런 영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