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일러포함
이영애의 변신은 참으로 놀라웠다. 그리고 박찬욱감독의 서정적 복수극또한 그 극치에 다다랐다고 평가할 수 있을만큼 뛰어난 연출력을 선보였다. 그러나 그의 복수극 전작인 [복수는 나의것]이나 [올드보이]보다는 좀 떨어지긴 한다.
영화에 대한 부가 정보는 나보다 여러분이 더 많이 알고 계실줄로 알고 생략하겠다.
이 영화에서 나오는 이금자라는 캐릭터는 한국영화역사상 그 유래를 찾아보기 힘들정도의 독특한 캐릭터이다. 일반적인 한국영화여성 캐릭터(청순 가련 터프 엉뚱 혹은 잔인무도)의 특징을 모두 지니고 있으며, 이를 연기하는 이영애의 연기는 가히 압권이다. 그 밖에 최민식씨의 연기역시 두말할필요가 없다.
박찬욱감독은 시나리오보다 연출이 더 뛰어난감독이다. 어지러울정도로 빠르고 부드러운 정정훈촬영감독의 촬영부터, 조영욱씨의 음악. 거기다 현재-감옥-현재-감옥-현재로 이어지는 매력적인 교차편집, 올드보이만큼은 아니지만 여전히 아름다운 프로덕션 디자인. 그리고 조상경의 멋진 의상등. 영화는 전작 복수극들을 따라가면서 여전히 자기만의 색깔을 유지하고 있는것이다.
평론가나 네티즌들인 '이영애는 친절했지만 박찬욱은 불친절했다'라고 말하는 이유를 알것같다. 참고로 [친절한 금자씨]는 한번 봐서 도저히 완벽히 이해가안되는 영화이다. 마지막 두부케잌에 머리를 박는 금자, 그리고 중간중간 나오는 원모군의 환상. 금자씨의 복수를 위해 자기 남편에게 약을 먹이는 박이정, 송강호와 신하균이 킬러로 변해 금자를 죽이려고 하는 장면등. 과연 무엇을 위해 이런 장면을 넣었는가 싶긴하다. 물론 스토리상 빠져선 안되는 장면들이지만 이런 장면들이 너무 빈번하게 나온다는것이 문제이다.(이런것들은 별문제로 하고, 영화의 핵심은 모성애이다.)
'백선생'의 잔인무도함은 가히 상상을 초월한다. 약 8명의 아이들을 모두 유괴하고 금자의 딸도 유괴해 금자에게 죄를 뒤집어쓰도록 한 것이다. 거기다 자기 부인을 강간하고, 금자를 죽이기위해 킬러를고용하는등. 전작들의 송강호나 유지태와 대조적으로 절대 동정받을수 없는캐릭터인것이다. 그러나 후에 나오는 페교신에서 백선생은 자신의 죄를 알고 살려달라고 간청하기 보단 덤덤하게 죽음을 택한다. 결국 백선생역시 속죄를 택한것이다.
그리고 영화에 설득력이 좀 부족한게 흠이다. 백선생에게 처절하디 처절한 복수를 위해 백선생을 어떻게 죽일건가를 유괴범부모와 의논하는 장면을 마이크로 연결해 백선생에게 들려준장면은 솔직히 그다지 필요가 없을듯한 장면이다. 거기다 금자가 백선생의 핸드폰에 있는 붉은왕구슬을 보고 집안을 뒤져 비디오를 갑자기 찾아낸다는 설정또한 설득력이 부족하다. 차라리 웃기는 장면을 좀 배제하고서라도 이런 장면의 부가설명을 좀 더 늘렸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깨끗하게 살라는 뜻으로 두부를 준 첫장면에서, 마지막 장면에서 금자가 만든 두부케잌을 딸과 나눠먹는 장면에서, 이 두장면은 은근히 자연스럽게 연결되어 영화가 처음으로 되돌아왔다는 인상을 강하게 준다. 그것이 나루세의 사장 장씨가 '원래 교도소엔 그저 그런 재료만 있기마련이잖아요? 그런데 그저 그런재료로 만든 금자씨의 딸기무스케잌은 저에게 경주를 떠나야겠다는 생각을 심어주었죠'에서 박찬욱감독은 은근히 자기영화를 '그저그런 소재와 이야기로 최고의 영화를 만들겠다'는 의지가 다분히 보인다. 마치 올드보이에 'AB형 손들어라'이 대사처럼.
참고로 이 영화에선 카메오가 상당히 많이 나오는데 송강호와 신하균은 킬러로, 오광록은 유괴범아버지로, 강혜정은 뉴스앵커로, 윤진서는 감방동기로, 류승완은 빵집 손님으로 출연하니 잘 보도록!
유의사항 - 반전은 없습니다.
이 장면만은 - 금자와 제니간의 대화를 동시통역하는 백선생. 사제권총을들고 신하균을 죽이려고 뛰어가는 금자.
비슷한 영화 - 올드보이
20자평 - 마음은 넓고 착하고 예쁜데 은 알수없는 불친절한 금자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