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살 장한이와 그의 형아 장한별.
한이는 학원도 잘빼먹고 방귀대장에 말썽꾸러기다. 학교생활도 재미나보이고 무서운 친구도 선생님도 없다.
온통 한이 세상같다.
한이형아 한별이는 형답게(?)순해 보이고 차분하다. 그런 한별이가 동생 한이와 함께 학원을 빼먹고 맞벌이인 엄마가 직장서 일찍 돌아와 들킨 후 혼이나는데..어째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동생 한이 몫까지 혼나는 한별이가 구토를 한다. 아프다고 했던 한별이 말이 거짓말이 아니였다. 아파쓰러지면서도 한별이는 말한다."엄마~내가 아프다고 한거 거짓말 아니지?"
한별이가 뇌종양이라는 병원의 진단을 전해들은 엄마는 청천벽력이다. 맞벌이 생활에 아무것도 모르고 아이만 다그친 엄마입장이 몹시도 괴롭고, 잘될거라 힘내자 말하는 남편의 말에 화도나서 울부짖는다. 이젠 직장도 그만두고 한별이 옆에서 간호를 시작하게되는 엄마. 언제난 싱글벙글 웃기만 했던 아빠마저도 이젠 진지하다. 형아를 괴롭혔다간 아빠가 형아에게 준 작은 빨간 수첩에 적힌다. 그놈의 빨간 수첩때문에 그동안처럼 형아한테 맘대로도 못게 된 동생한이. 온통 아픈아이들 투성이인 병원. 건강하고 명랑하기만 한 동생 한이에겐 도통 재미없는 곳이다. 더군다나 형과 사이가 좋은 욱이녀석도 맘에 안든다. 촌놈주제에 옥동자를 흉내내며 조금만 건드려도 코피가 줄줄 나면서도 금방 웃고마는 욱이.
영화를 보는 내내 아이들의 순수함에 감동하게 된다.
욱이를 따라 시골 뒤산에 놀러갔다가 움막을 치고 지내는 일명 타잔아저씨를 만나 놀라는 욱이와 한이. 달리다지쳐 쓰러진 욱이가 타잔아저씨가 준 물을 마시고 깨어나자 이후에 한이는 형이 마지막 수술을 하고 깨어나지 않자 타잔아저씨의 물병을 구하러 그곳에 가게되는 장면들은 '아이'이기에 가능한 발상이란 생각이 든다. 미운정 고운정 다 들어버린 욱이가 쓰러지자 욱이를 위해 옥동자를 모셔오는 갸륵한 한이의 정성은 더이상 한이가 말썽꾸러기라든지 장난꾸러기로만은 보이지 않는다.
학교에서도 암묵적인 라이벌관계인 일명 세바스챤 친구. 귀공자티가 물씬나는 세바스찬은 자신의 애완견때문에 지각하면서도 형아 병원으로 향하는 한이에게 형의 안부를 묻는 고운 심성이 보인다. 세바스찬의 도움으로 타잔아저씨 물병을 찾으러가기까지하니 이젠 더이상 밉지만은 않은 관계임이 분명해졌다.
동생한이의 정성이 마치 형아 한별이를 살려놓기라도 한듯 영화 마무리는 결국 욱이의 죽음으로 대신한다. '안녕형아~'이말은 욱이가 한별이에게 남기는 말.../ 영화이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욱이는 참 밝고 씩씩했다. 몸은 아픈아이였지만 마음은 정말 누구보다도 건강한 아이였다. 한이와 한별이 두 형제간의 이야기로만 엮어질 것으로 지레 짐작했던 내게는 욱이라는 캐릭터가 영화속 재미이자 감동이였다.
주로 나오는 장면이라고는 아픈 아이들로 꽉 찬 병동에 간간이 나오는 한이 교실 몇장면. 그 속에서 성장해나가는 아이들의 모습들. 그것들을 살짝 엿보는 기분이든다.
11살 형아가 응급상태에서 9살 동생에게 하는 당부 "엄마 뒤에서 엄마를 웃게 해줘~'
가족곁을 떠나버릴줄만 알았던 한별이가 시력만 떠나보내어 그나마 안도한 결말.
영화의 이야기는 특별할 것이 없다. 아픈 형아를 중심으로 가족과 주위를 9살 동생의 눈으로 바라보는 것.
치밀한 구성을 요하는 장르도 아니고 볼거리가 화려할것도 없지만 보고 있는 동안은 웃다가 울다가 잔잔한 감동도 느끼게되는 볼만한 영화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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