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장에서 두 번 본 한국영화는 참 드문 거 같은데.. 오랜만에 그런 좋은 작품이 나온 거 같다.
일단 멋진 액션과 음악, 스타일때문에... 또, 약간 이해력이 필요하고, 생각이 필요한 주제의식 때문에...
두번 관람하게 되었다.
문제의 마지막 장면은, 영화의 주제의식을 영화가 친절히도 열라 떠드는 것으로 나는 해석한다.
꿈이라 해석하는 평론가도 있지만, 그러면 너무 영화의 감동이 떨어진다.
(선우가 여전히 그런 어리석은 꿈을 꾸고 있다는 결말 이므로...)
회상이라 하는 해석도 수긍은 가지만,
영화 전체에 나온 선우의 모습과 너무 안 맞다. (너무 양아치 스러운.. 마지막 씬.)
멋지고 완벽해 보이지만, 실상은 어리석고 껍데기 뿐인 삶을 살아온 선우의 모습을
의미화 한 장면이라 해석된다. 자신의 모습에 반해(나르시시즘) 아주 멋지다고 착각하며,
허공을 향해, 혹은 자신을 향해 헛 주먹질을 날리는 모습, 선우의 인생 그 자체다..
전체적으로 무척이나 감성적이며, 장면 장면을 따라 흐르는 의미가 중요한 영화이다.
폭력 미학의 절정과 세련미가 넘실거리는 분위기는 짱이고, 연기, 음악 다 좋았다.
일단, 장르, 액션, 배우, 주제의식까지 모두 신선하다!
조폭 영화는 많았지만, 이런 주제의식은 없었다.
이 영화는 소위 '두려울 게 없는, 멋있어 보이는' 폭력으로 살아가는 남자들에 대한 정확한 심리 분석이다.
결론은 '조롱'이고, '껍데기 뿐'이라는 냉소다.
하지만, 선우가 최후를 맞이하는 장면은 대단히 낭만적이다.
신민아를 사랑했는가는 알 수 없지만, 적어도 사랑의 '잔상'은 남았다.
그가 죽을 때, 그가 떠올릴 만한 기억은 그것 뿐이었다.
그는 영화 전체에서 단 한번, 신민아가 첼로 연주를 할때 희미하게 웃었다.
모든걸 갖춘 듯 보였던 선우의 인생에, 가치있고 달콤했던 순간은 그 때 뿐이었다.
보스의 애인에게 마음이 흔들려, 달콤한 꿈을 꾸었던 선우.
그 달콤한 꿈의 대가는 어떠한 무서운 꿈이나 슬픈 꿈보다 참혹한 것이었다.
그러나 그 '파멸'의 끝에는 그의 '깨달음'이 있었다.
김지운 감독이 이렇게 설명했다.
'사소한 모티브로 시작해 자신의 인생을 깨닫고, 자신을 찾아가는 한 남자의 오디세이'
맞는 말이다. 언제나 해석의 여지가 많고, 슬픔과 낭만의 감수성이 넘치며, 주제의식이 강렬하고,
최고의 이미지를 추구하는 김지운 감독의 영화를 사랑한다.
다분히 매니아적 취향의 영화다. 또 보고 싶다!.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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