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rte...
- 영화의 핵심인 리얼리티를 위한.. 노련한 액션장면들과 두 주연배우들의 연기가 돋보인다.. - 이로 인해.. 영화가 전체적으로 말하고자 하는 의미와 삶에 대한 공감대를 잘 잡아낸 듯..
Foible...
- 어떤 이유에서든지 영화의 리얼리티를 느끼시지 못한다면.. 김빠진 맥주를 마시는 느낌과 같으실 듯..
Opinion...
'주먹이 운다'에 대해서 써달라는.. '달콤한 인생'과 비교해달라는 분들이 꽤 있으셨는데.. '주먹이 운다'는 '달콤한 인생'에 비해서 상당히 꺼끌꺼끌한 영화이다.. '달콤한 인생'이 사포로 잘 밀어놓은듯한 뽀드득 소리나는 가구라면.. '주먹이 운다'는 손으로 만져봤다간 있는대로 가시가 박힐 것 같은 느낌이다.. 그만큼 완전히 느낌 자체가 달라서 둘의 비교 자체가 무리인 듯 싶다..
자.. 이제 영화에 대해서 얘기해보면.. 이 영화를 보면서.. 이게 바로 우리의 삶이 아닌가.. 라고 느끼신 분들이 많은 것 같다.. 하지만 이런 느낌이 들기 위해서 우리에게 우선적으로 필요한건 그들의 삶에 대한 충분한 공감대이다.. 그럼 하나 물어보자.. 과연 여러분은 실제로 이런 인생을 살아왔는가? 솔직히 일부말고는.. 그 정도의 밑바닥 인생에 대해서 스스로 혹은 주위에서 경험해보셨다거나.. 주인공들이 하고 있는 권투가 실제와 얼마나 비슷한지를 파악하실 수 있는 분들은 많지않을 것 같다..
그렇다면 내 생각에 '주먹이 운다'의 핵심은 리.얼.리.티.이다.. 그리고 이 리얼리티를 살리는 데에 쓰인 것이 류승완 감독님의 장기인 액션장면이다.. 굳이 어느 장면이라고 할 것 없이.. 거의 모든 장면마다 나오는.. 맞거나 때리는 장면.. 절대 연기같이 보이지 않던 이런 장면들이.. 우리가 경험하지도 않았던 일들을 실제 우리 주위에서 일어나는 일이라 느끼게 만들며.. 이런 리얼리티로 인해 우리들은 공감대의 영역으로 슬그머니 발을 들여놓는 것이다.. (특히 두 주인공의 2라운드 대결에서 하나의 편집없이 나오는 롱테이크 장면은 영화의 백미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감독님의 양 옆에는 든든한 배우 둘이 있었으니.. "최민식"씨와 "류승범"씨.. 우열을 가리기 힘들만큼.. 두 배우 모두 자신의 이름값을 제대로 해낸다.. 그들의 삶 자체인듯한 실감나는 연기가 없었다면 영화의 리얼리티는 반으로 줄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 영화에서 리얼리티를 못 느꼈다면.. 준비해놓은 모든 이야기들이 무의미할 정도였는데.. 개인적으로 몇가지 장면에서는 리얼리티를 놓치고 있지 않나.. 라는 생각이 든다..
첫째로 "오달수"씨가 나오는 장면.. 보통 영화의 흐름을 조금 가볍게 해주는 역할로 자주 나오셨는데.. 이번엔 오히려 그런 역할 자체가 역효과가 난 듯 하다.. 용대란 캐릭터는 좀 더 무겁게 가는게 낫지 않았을까.. 둘째로 상환의 할머니까지 병원에 입원한 장면.. 그나마 크게 무리없는 장면이고.. 필요한 장면이긴 했지만.. 반면에 이 영화가 억지라고 느낄 수 있는 큰 약점이 될 수도 있었던 부분인 듯.. 셋째로 태식이 아픈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둘의 대결에서는 전혀 그렇지 않다는 것 등등..
어쨌든.. 이런 저런 이유로 리얼리티를 못 느끼신 분이라면 '주먹이 운다'는 심각한 허점을 지니게 된다.. 하지만 이 영화는 사소한 약점들보다 노련한 강점들로 인해 자연스럽게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이 훨씬 쉽고.. 포스터에 나오듯이.. '때론 이기고 지는게 중요하지 않은 순간이 있다'란 말에 쉽게 끄덕이게 된다.. (특히 두 주인공의 훈련 과정보다는 대회에 나가게 된 동기에 훨씬 많은 부분을 할애했고.. 그만큼 이기고 지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 않다는 점도 노련하다..)
두 주인공 각자의 동기가 마지막 대결을 통해 어떤 결말을 이끌어내는지 제대로 느끼신다면.. 뭔가 다듬어지지는 않지만 아련한 감정과.. 변하지않는 현실에 대해 울컥하는 느낌이 고스란히 남으실 것 같다.. 전체적으로 공감대를 잘 끌어내고 있기에.. 굳이 누구에게라고 말하기 힘들만큼 모두에게 추천하고픈 영화..
ps. "임원희"씨가 연기했던 원태는.. 그 후에 어찌되었을까.. 장기를..;;
☆ 유격..^-^ http://www.cyworld.com/ryukh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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