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화의 주요 배경은 대부분 알겠지만 이제는 재건축을 기다리고 있는 낡은 아파트이다. 사람들이 하나둘 다른 곳으로 이사간 아파트는 어찌보면 남은 사람들에게는 자기 맘대로 무엇이든 할 수 있는 공간으로 그려질 수도 있다. 그러나 사람은 누구든 혼자서는 살 수 없다. 그런 이유때문에 그 아파트는 낮이든 밤이든 어딘지 모를 음산함을 가지게 된다. 거기에 예전에 누군가가 죽었던 곳이라면 더욱 그런 분위기는 고조되게 된다. 이 영화는 그런 기반위에서 시작한다. 거기에다가 아주 천천히 주인공의 등을 따라 움직이는 카메라는 긴장감을 더욱 고조시킨다.
이런 여러가지 복합적인 요소의 조화로 인해 아파트는 더이상 일상의 공간이 아닌 무언가가 일어날듯한 안심할 수 없는 장소가 되었다. 영화내내 무언가가 크게 일어날 것 같다는 긴장감에 계속 놀랄 준비를 하고 있었다. (난 생긴 것과 다르게 겁이 많은 편이다. -.-;;)
그러나 그런 긴장감이 꾸준히 이어질 뿐 끝내 내가 생각하는 무언가는 일어나지 않았다. 아니, 어쩌면 너무 흔한 공포영화에 물들어서 일어났는데 알아채지 못한 것일 수도 있겠다.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봤는지 모르겠다. 그렇지만 영화 시작전에 주연배우인 김명민씨가 말했던 피가 튀기고, 귀신이 나와서 무서운 것이 아닌 인간관계의 갈등의 심화에서 나타나는 공포를 나는 그다지 느낄 수가 없었다. 단지 여러가지 환경적 요소로 인한 긴장감만 느껴질뿐.....
그래서인지 마지막 장면에서는 우습기도 했다. 그리고 그 장면에서 무언가(귀신이라던지....)가 나와주길 바라기까지 했다. (이런 내 마음이 무섭다는 건가?) 또 계속되던 긴장감이 갑자기 결말로 치달으면서 '뭐야?'란 황당함도 들었다.
난 그냥 언제나 그랬듯 내 마음대로 결론을 내려버린다. 아직까지 내가 이런 심리적인 공포물에 익숙하지 않은 때문(사실 우리 영화중 이런 류는 기억이 안난다.)이고 참신한 시도라고 말이다.
마지막으로 영화속의 긴장감은 정말 칭찬해줄만하다. (내가 뭔데 칭찬하구 그래? -_-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