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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콘스탄틴은 복학생인가? 콘스탄틴
patros 2005-02-13 오후 6:04:05 1753   [4]

 
- 스포일러 포함

나는 영화<콘스탄틴>을 보면서 ‘개그콘서트’의 인기 캐릭터 ‘복학생’이 떠올랐다. 영화가 복학생적 특성을 고스란히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복학생은 다음과 같은 세가지 특성을 지닌다.

1. 복학생은 구닥다리다. (또는 진부하다)
2. 복학생은 유치하다.
3. 복학생은 독단적이고 제멋대로다.

복학생은 80년대식 목폴라에 쫄바지, 찍찍이운동화등을 애용한다. 하는 놀이도 물총놀이, 구슬치기, 다방구 등이다. 모두가 조금은 촌스러우면서도 아련한 옛 기억을 상기시킨다. 게다가 어색할 때마다 '칼라파워' 를 외치며 유치원생같은 행태를 서슴지않는다. 그러나 복학생은 자신만만하다. 자기 식의 패션을 최신유행이라 부르며, 모든 관객들을 어린 신입생 취급하며 “ 내 밑으로 모두 조용히 해”를 연발한다. 정말이지 코미디이기에 가능한 캐릭터가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이런 유치짬뽕, 구닥다리식 설정는 개그를 위한 것일 뿐, 진지한 영화를 위한 것은 아니다.


소재 및 표현방식이 정말 식상한대요.
 
사건의 발단이 되고 있는 '숙명의 검'이라든지 악마적 주술, 각종 악령 퇴치물, ‘쌍둥이는 영적으로 서로 통한다’ 등과 같은  '믿거나 말거나' 식의 미스터리적 소재들은 영화적으로 빈번하게 사용되어 온 것들이라 매우 식상하다.

표현방식 또한 진부하기 이를 때 없다. 특히 콘스탄틴이 지포라이터로 담배에 불을 붙이는 장면은 60-70년대 형사물에서 익히 보아오던 것으로 영화는 필요이상으로 이 장면을 반복한다. 또한 여주인공 안젤라의 배에서 악마가 탄생하는 장면은 시고니 위버가 잉태했던 에일리언을 연상시키고, 콘스탄틴의 동료 비먼이 죽는 장면과 비내리는 거리에서 마주친 악령은 영화<미이라>에서, 성수에 노출된 혼혈족들이 녹아내리는 장면은 <반헬싱>과 <블레이드>를 떠올리게 한다. 더욱이 정지된 유리 파편 속을 걸어가는 루시퍼의 모습은 <매트릭스>의 기술적 한계를 크게 넘어서지 못한 듯 해, 이 영화가 매트릭스의 아류작이라 불리울 만한 여지를 남기고 있다. 그리고 가장 인상적인 장면이라 할 수 있는...안젤라가 건물을 뚫고 사탄의 아들 마몬에게 끌려가는 장면도 청바지 브랜드 'O 바이스' 의 광고와 흡사하다.


콘스탄틴은 블랙코미디인가

심각한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콘스탄틴>에는 관객들을 '피식' 웃게 만드는 장면들이 여럿 있다. 이를테면 죽다가 살아난 콘스탄틴이 200달러짜리 와이셔츠가 못쓰게 됐다고 투덜거리는 장면이나 거미를 가지고 장난치는 부분, 중립을 지켜온 혼혈족 사냥군, 미드나잇이 주문을 외우듯 기도해주는 장면 등이 그것이다. 그러나 뭐니 뭐니해도 가장 압권인 부분은 콘스탄틴이 루시퍼에게 가운데 손가락을 들어올리는 장면일 것이다. 이 부분에서 모든 관객들은 앞에서 말했던 복학생의 그 ‘칼라파워’를 맞은 듯 어리둥절해진다. 물론 적절한 유머는 팽팽한 긴장감으로 지친 관객들에게 조금이나마 여유를 찾게 해주는 윤활유와 같은 역할을 한다. 그러나 <콘스탄틴>에 사용된 코미디는 극의 흐름을 끊고, 영화 자체를 마치 유치한 장난처럼 느끼게 만드는 부정적인 효과를 자아낸다. (사탄의 대부 루시퍼는 마치 세살박이 어린아이처럼 너무나 단순하다)


콘스탄틴, 존 웨인의 부활인가

콘스탄틴이 담배피는 장면은 석양의 무법자를 연상시킨다. 극의 구성 자체도 '보수적' 웨스턴 무비의 그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마을의 질서를 위협하는 위험이 발생하면 내부적으로는 이를 해결하지 못한다.  이때 외로운 총잡이가 나타난다. 그는 행실이 곱지 않다. 제멋대로고 여자에게 정을 주지 않는다. 또한 그는 기존 사회질서와는 무관하게 자기식의 법 집행을 실행한다. 결국 여러 가지 어려움을 뚫고 총잡이는 사회 혼란을 야기한 악당을 제거하고 마을에 평화를 되찾아 준다. 하지만 총잡이는 평화에 안주하지 않고 자기 만의 길을 찾아 떠난다.

사실 영화는 콘스탄틴 이외의 캐릭터에는 별다른 관심이 없는 듯 보인다. 기타의 인물들은 한 영웅을 위한 배경으로만 존재할 뿐,  큰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강력계 형사인 안젤라는 형사라는 직함에 어울리지 않게 너무나도 무기력한 모습을 보여준다. 콘스탄틴의 조수인 채즈 또한 배트맨의 '로빈'처럼 뭔가 보여줄려는 찰라에 너무나도 허무하게 죽어버린다. 결국 영화는 주인공인 콘스탄틴만을 유아독존케 하는 단선적인 줄거리로 간다.

더불어 무지함으로 공포에 떨거나 악의 도구로 사용되는 것은 멕시칸이나 동양계 하층민인 반면, 이들을 구원하는 쪽은 백인의 모습을 하고 있다. 물론 미드나잇으로 대표되는 흑인은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지만 전혀 사건에 개입하려 하지 않는다. 그러나 이와 같은 중립적인 입장은 사건과 무관하다는 것을 의미하고 사건과 무관하다는 것은 무시해도 될 수 있는 것이기에 영화<콘스탄틴>에 등장하는 모든 유색인종들은 서부영화에 등장하는 무명의 마을 사람들처럼 영화적 풍경일 뿐, 영화의 주체가 될 수는 없는 것이다.  


<콘스탄틴>, 청소년 개도영화인가?

영화를 보는 내내 또 하나 우리를 불편하게 하는 것은 금연광고를 보는 듯, 영화가 필요이상으로 금연과 금주에 대한 주입식 교육을 일삼는다는 사실이다. 그 결과 술에 찌들어 살던 헤네시 신부는 알콜 과다섭취로 죽고, 줄담배로 인해 죽을 운명이었던 콘스탄틴은 운좋게 생명연장의 꿈을 실연한 후 담배를 끊고 금연껌을 씹는다. 과연 이보다 더 좋은 금연, 금주 프로그램이 있을 런지...

게다가 <콘스탄틴>은 일탈을 꿈꾸는 청소년들에게 "세상은 너희들이 책에서 보던 것과는 달리 아주 무서운 곳이야" 라며 겁을 주고 있다. 마치 학생들끼리의 폭력을 근절하기 위해 폭력의 주체가 되는 학창시절의 학생주임처럼...영화는 너무나 단순해서 시시하기까지 한 권선징악적인 결말은 강요한다. 해서 영화가 계속될수록 이 영화가 청소년 개도영화가 틀림없음을 확신케 한다. 


내가복음식의 성경해석

<콘스탄틴>은 성경적 사실에 근거한 듯 이야기를 전개해 나가고 있지만 성경이 말하고 있는 내용을 상당부분 왜곡하고 있다.

우선 성경에는 혼혈천사와 혼혈악마에 대한 내용이 없다. 콘스탄틴은 악령을 퇴치함으로 구원받는다 하지만 성경은 천국으로 가는 길이 행위가 아니라 하나님에 대한 믿음 뿐이라 말하고 있다. 또한 영화상에는 사탄의 두령인 루시퍼가 지옥에 떨어진 영혼을 천국으로 돌려보내기도 하고 죽어가는 사람을 살리기도 하지만 그에게는 그런 능력이 없다. 오직 하나님만이 그런 일을 할 수 있다고 말한다. 또한 사탄이나 천사는 2세를 가질 수 없음에도 루시퍼에게는 아들이 있고 그런 아들이 어떻게 생겼는지 영화는 설명하고 있지 않다. 또한 마지막 장면에선 천사 가브리엘이 날개를 잃어버리고 인간이 되지만 말씀 그 어디에도 천사가 인간이 될 수 있다는 부분은 없다. 물론 위와 같은 설정이 모두 영화적 상상력이라 말한다면 할 말은 없겠지만, 환타지 영화라 할지라도 최소한의 리얼리티는 확보해야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야 조금전까지 자기살기위해 무차별적으로 혼혈족들을 사냥하던 콘스탄틴이 한 순간에 순교자의 이미지로 탈바꿈하여 자기희생 운운하는 것이 조금이나마 생뚱맞아 보이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결국 영화<콘스탄틴>은 키아누 리브스의 구원자 이미지를 차용, 기존 영화에서 따온 여러 가지 이미지를 혼합하여 만든 보수주의적 짜깁기 영화라 생각한다. 더불어 이 영화의 제작사가 한국을 <콘스탄틴>의 시험무대로 선택하여 세계최초로 개봉했다는 데에 의미를 둔다면 영화에 대한 관객들의 냉정한 판단 또한 필요하리라 본다.


 


(총 0명 참여)
솔직히 저 글 틀린말 하나도 없다   
2005-02-26 04:43
이거 어서 본 글인데 ㅋ 너무 딴지거는게 아닌가 싶네요..이런류의 영화는 그냥 즐기라고 만든것인디 ㅋ   
2005-02-15 04:33
1


콘스탄틴(2005, Constantine)
제작사 : Warner Bros. / 배급사 : 워너브러더스 코리아(주)
수입사 : 워너브러더스 코리아(주) / 공식홈페이지 : http://www.constanti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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