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부터 "영화가 참좋다"는 말을 워낙 많이 들었었기 때문에 개봉 날짜만 손꼽아 기다렸지만,
소위 대중성이 없는 영화는 (이 기준이 무엇인지 필자는 잘모르겠지만) 여느 극장에 편중되어 개봉되어지는 관계로 일일히 찾아가서 봐야만하는 영화는 큰맘먹지 않고서는 쉽게 극장에서 볼수없는것이 나의 현실이며 대한민국의 현실이다.
꽤 시간이 흘렀음에도 아직 극장에서 막이 내리지 않고 있다는걸 알고, 방학도 하고 큰 맘먹고 친구 둘을 데리고 먼 길을 떠났다. 불안해하는 친구들에게 "좋은 영화야"라고 꼬득이며.
그렇게 나와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의 만남은 시작되었다.
친구들에게 '조제 물고기 그리고 호랑이들'이라고 제목을 잘못 말해주어 제목이 떳을때부터
친구들은 킥킥 웃기 시작했지만,
초반에 조제의 할머니의 공포스런 생김새와 쿵쿵 바닥으로 다이빙해대는 조제가 의자에서 바닥으로
내려오는 독특한 추임새에 친구들은 계속 웃어댔지만,
난 너무 좋았다.
사토시(극중이름이 생각나지 않음)가 장애인이기에 앞서 매우 독특한 정신세계를 지닌 조제에게 인간대 인간으로서 다가서게 되는 모습,
그리고 둘이 관계를 갖게 되고,
둘의 관계에서 버거움을 느끼게 된 사토시가 조제를 떠나고,
이별하는 둘의 모습이 마치 내일이면 다시 만날 사람들처럼 털털하게 그려지는것
모두가 너무 좋았다.
만남이 있으면 이별이 있고,
그 뜨겁던 사랑도 어느 순간엔 식게 되어 있고,
그것이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이다.
이 영화는 큰 과장도 없이
처음부터 엔딩 자막이 오르는 순간까지 고른 호흡을 유지하며 조제와 사토시의 사랑을
풋풋하게 그려낸다.
아무렇지도 않게 조제와 이별하고 길을 걷던 사토시가 갑자기 오열을 하며 우는 장면이
머릿속에서 잊혀지지 않는다.
"헤어지고도 친구가 될수 있는 종류의 여자친구도 있지만 조제는 다르다.
내가 조제를 만나는 일은 두번 다시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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